34년 우승 못해도 사직은 뜨겁다…조지훈 롯데 응원단장 "우승이 꿈"

김유진 기자
2026.07.30 04:25
조지훈 롯데 자이언츠 응원단장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년 근속을 지켰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롯데 자이언츠가 34년째 우승을 이루지 못했음에도 사직구장의 열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20년째 응원단상을 지켜온 조지훈 응원단장이 "롯데가 우승하는 걸 보는 게 꿈"이라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29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53회에는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조지훈 응원단장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MC 유재석은 조지훈을 소개하며 "롯데 구단에서만 20년째 응원단장이다. 한 구단에서 20년 근속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재석은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하기 전까지는 응원단상을 떠나지 않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며 "롯데가 1992년에 우승하고 34년간 우승을 못 했는데 저도 롯데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조지훈은 "타 팀 팬들도 롯데가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신다"며 "개인적으로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하는 걸 보는 게 꿈"이라고 고백했다.

롯데가 우승할 때까지 근속을 약속한 조지훈 응원단장.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식지 않는 사직구장의 열기도 언급됐다.

유재석은 "올해 전반기에 사직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80만을 넘었고 매 경기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승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직구장은 뜨겁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조지훈은 "부산 하면 구도다. 야구의 도시라는 말이 있다"며 "부산 시민들은 야구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고 또 응원에 자부심이 있다"고 답했다.

또 유재석이 기억에 남는 팬들을 묻자 조지훈은 "술 드시는 분이 많았다. 대기실에서 응원단상까지 걸어가는데 술 냄새가 많이 나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훈은 "그 당시 형님들은 술 한 잔씩 하며 야구 보는 게 낙이었다"며 "매운탕을 끓여 드시는 분도 봤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조지훈은 2006년 28살에 사직구장 응원단상에 데뷔했던 때도 떠올렸다.

조지훈은 "군 제대 후 졸업이 얼마 안 남았을 때였다"며 "등록금도 마련해 볼 겸 구직을 시작하다가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조지훈은 "부산에 연고도 없고 겁이 났다"며 "망설이는 와중에 한 선배가 '팬들의 열정이 대단한 구단이다', '성적이 뒷받침된다면 응원하기 좋은 곳이다'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응원단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팬들에게 직접 응원을 배웠다.

조지훈은 "1년 동안은 팬들한테 복도로 끌려가서 혼났다"며 "보통 응원단장이 응원을 가르치면 팬들이 같이하는데 부산에서는 팬들이 저한테 교육을 했다"고 털어놨다.

조지훈은 선수별 응원가 문화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유재석이 "요즘 야구장에서는 등장 음악, 선수 응원가가 흔해졌다. 이걸 단장님이 처음 하신 거냐"고 묻자 조지훈은 "그 당시에도 구단마다 대표 선수들의 응원가는 있었다"면서도 "롯데 팬들이 떼창을 좋아해서 1~9번 타자, 백업 선수까지 응원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 전 야구선수 또한 조지훈의 응원 발전 기여도를 인정했다.

조지훈 단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이대호.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이대호는 "옛날에는 해봐야 337박수 정도였다"며 "어느 순간부터 음악에 맞춰서 춤을 췄다. 조지훈 단장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음악에 맞춰서'다"고 회상했다.

이어 "응원가가 나오고 이름을 외쳐줄 때 뭔지 모를 힘이 느껴진다"며 "큰 점수 차로 지고 있거나 막판에 역전당하면 선수들도 진이 다 빠진다. 그때까지도 항상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건 지훈이 형이었다. '할 수 있다', '끝까지 응원해야 한다'라는 지훈이 형 목소리가 들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 문제로 약 5년 동안 부르지 못했던 '부산 갈매기'의 부활 비화도 공개됐다.

조지훈은 "원곡자를 찾아가서 읍소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다시 부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근데 선생님도 팬들한테 많이 혼나셨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대호 은퇴식 당시 조지훈이 눈물을 흘렸던 이유도 전해졌다.

조지훈은 "이대호 선수가 해외에서 롯데로 복귀한 이유가 팬들과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며 "아쉽게 꿈을 이루지 못해서 슬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대호는 "솔직히 우리가 야구를 너무 못했다"며 "우리한테 화풀이 못 하니까 응원단장한테 했던 것 같다"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나는 은퇴했지만 형님은 응원단장으로 남아달라"며 "우승의 순간 형님 옆에 꼭 같이 있겠다"고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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