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스파이더맨 4', 11년 만에 '쌍천만 신화' 재현할까?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8.18 09:43

17일까지 '오디세이' 516만명, '스파이더맨4' 754만명 동원
매서운 기세 '오디세이'가 '스파이더맨4' 앞지를까?

영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4'가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하며 11년 만의 '쌍천만 신화' 재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기준 '스파이더맨 4'는 754만 명, '오디세이'는 51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현재 '오디세이'의 기세가 더 강한 상황이다. 두 영화 모두 긴 상영 시간이 변수지만 9월 초까지 뚜렷한 경쟁작이 없어 동반 1000만 관객 달성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사진제공=소니픽쳐스, 유니버설픽쳐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4)의 기세가 대단하다. 한 주 간격으로 개봉된 두 영화는 여름 극장가를 쌍끌이하며 영화관을 불황이라는 수렁에서 건져올렸다.

이제 관심은 또 다른 곳을 향한다. 과연 두 영화는 ‘쌍천만 신화’를 일굴 수 있을까?

쌍천만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두 영화가 연이어 1000만 고지를 밟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박스 규모를 고려해봤을 때 달성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미도’(2003)가 충무로 첫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지 불과 25일 만에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1000만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5년에는 ‘암살’과 ‘베테랑’이 그 영광을 재현했다. 두 영화의 개봉 간격은 불과 2주였다. 친일파 척결을 소재로 다룬 ‘암살’이 먼저 개봉된 후 공교롭게도 그 해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달성했고, ‘베테랑’이 2주 뒤에 배턴을 이어받았다. 두 영화가 동시에 상영되던 중 일군 성과라 더 값졌다.

이제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4’를 보자. 두 영화는 지난 7월29일과 8월5일 각각 공개됐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뚜렷한 한국 영화가 없는 상황 속에서 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극장가를 종횡무진 누볐다.

사진제공=소니픽쳐스

현재까지는 ‘스파이더맨4’가 1000만 고지에 더 가깝다. 17일까지 754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20일 만에 거둔 성적이다. 올해 최고 스코어를 기록한 ‘왕과 사는 남자’ 보다 빠른 추이다.

한 주 뒤 공개된 ‘오디세이’는 17일까지 516만 명을 모았다. 11일 만에 500만 관객을 달성한 ‘스파이더맨4’ 보다는 느리지만, 현재 뒷심은 ‘오디세이’가 더 강하다.

광복절 연휴를 낀 지난 14∼17일을 비교해보자. ‘오디세이’는 231만 관객을 보탰다. 반면 ‘스파이더맨4’ 102만 명을 모았다. 현재까지 두 영화의 총 관객수에서는 ‘스파이더맨4’가 238만 명 앞서지만 이 기세라면 ‘오디세이’가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스파이더맨4’는 국내 개봉된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설 것이 명확하다. 일찌감치 ‘스파이더맨:홈커밍’(726만 명)을 제친 후 ‘스파이더맨:노웨이 홈’(755만 명)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오는 주말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802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000만까지 가는 길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관객 하락폭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디세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18일 오전 8시 기준, ‘스파이더맨4’는 여전히 상영관 1380개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메인 상영 시간은 적잖이 ‘오디세이’에게 내줬다. 900만 달성까지는 무난하겠지만, 이후 100만 명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오디세이’는 어떨까? 이 영화는 이미 한국에서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중 흥행 순위 4위에 올랐다. ‘인터스텔라’(1034만 명), ‘다크 나이트 라이즈’(639만 명), ‘인셉션’(583만 명) 다음이다. 현재 기세라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럼 이제 ‘인터스텔라’만 남는다. 이를 제친다는 것은 곧 1000만 영화로 등극한다는 뜻이다.

현재 추이를 보면 ‘오디세이’가 ‘스파이더맨4’보다 1000만 영화 등극 확률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명작이다"라는 입소문이 나고, 교훈적인 내용까지 담았다는 반응과 더불어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 관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2주차 때 예매율이 오히려 증가한 것도 이례적이다. 게다가 놀런 감독이 70mm 아이맥스 필름으로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일명 ‘용아맥’(용산 아이맥스 CGV)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기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예매표는 모두 매진이다.

단, 긴 상영 시간은 ‘오디세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러닝타임이 172분이라 하루 6회 상영만 가능하다. 조조와 심야 상영을 제외하면 관객들이 몰리는 시간대는 하루 3∼4회 수준이다. 바캉스와 여름방학 시즌이 끝난 후 관객들이 일터와 학교로 돌아가면 평일 관객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러닝타임 145분에 이르는 ‘스파이더맨4’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두 영화 모두 ‘큰 화면에서 즐겨야 한다’는 반응과 더불어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9월 초중순까지 뚜렷한 경쟁작이 보이지 않는 것도 호재다. 두 영화가 경쟁하는 현재 구도가 9월까지 이어진다면 쌍천만 신화를 쓰는 것이 결코 꿈은 아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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