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해"…'꼬꼬무' 아프간 피랍 협상 최초 공개, 시청률 2.6% [종합]

한수진 ize 기자
2026.08.21 08:13
SBS '꼬꼬무'에서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국정원 블랙요원 '선글라스맨'이 최초로 출연해 비화를 공개했다. 탈레반의 인질 살해 위협 속에서 '선글라스맨'은 현지 조력자를 확보하고 직접 협상에 나서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이후 군사 작전 준비 등 긴박한 상황을 거쳐 한국군 철수 등을 조건으로 남은 인질 19명 전원이 43일 만에 무사 귀환했다.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사진제공=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꼬꼬무'가 대한민국 외교·안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질 사건으로 꼽히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의 막전막후를 조명했다. 특히 약 20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국가정보원 블랙요원 '선글라스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 당시의 긴박했던 협상 과정을 직접 전했다.

지난 20일 방송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237회는 '선글라스맨-최초 공개! 28일의 극비 협상' 편으로 꾸며졌다. 배우 최지우와 임수향, 가수 김창완이 리스너로 출연했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2.6%를 기록했다.

사건은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되며 시작됐다. 탈레반은 미군에 붙잡힌 조직원 23명과 한국인 인질의 맞교환을 요구했지만,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원칙에 막혀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탈레반이 인질 2명을 잇달아 살해하고 추가 살해까지 예고하자 당시 노무현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직접 협상에 나섰다.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사진제공=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현지에 긴급 투입된 인물이 국정원 대테러 요원 '선글라스맨'이었다. 32년간 국정원에서 근무한 그는 현지 언어와 문화에 능통하고 실전 경험까지 갖춘 베테랑 블랙요원이었다.

방송을 통해 처음 얼굴을 공개한 '선글라스맨'은 "제 이름이 '선글라스맨'으로 통용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말레이시아로 출장 간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신분을 숨긴 채 미군 부대를 탐색하고 주한미군 출신 군인을 통해 현지 조력자를 확보했다. 이어 탈레반 최고위급 인사의 연락처를 입수한 뒤 가상 신분으로 접근해 직접 협상에 나섰다. 상대 지도자의 성향과 심리를 파악해 주도권을 가져온 끝에 1차 협상에서 아무런 대가나 조건 없이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 문제를 놓고 탈레반 내부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탈레반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추가 살해를 예고했다. 청와대 역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밀 군사 구출 작전 '침묵의 창'을 준비하고 한미 연합군과 다국적 병력 1000여 명을 집결시켰다.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사진제공=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선글라스맨'은 다시 한번 벼랑 끝 전술을 꺼냈다. 추가 살해가 이뤄지면 평화 협상을 중단하고 강력한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결국 탈레반이 한발 물러서면서 양측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협상 끝에 탈레반은 재소자 석방 요구를 철회했고, 한국군의 연내 철수 등을 조건으로 사건 발생 40일 만에 최종 합의가 성사됐다. 하지만 탈레반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한국 대표의 외신 공동 인터뷰를 요구하면서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블랙요원으로서 신분이 노출될 수 있었지만, '선글라스맨'은 추가 희생을 막기 위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후 남은 인질들이 모두 무사히 귀환하면서 43일간 이어진 피랍 사건은 막을 내렸다.

임수향은 "'선글라스맨'은 물론 당시 고생했던 분들이 떠올라 뭉클하다. 노력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국가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매일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정년퇴직 후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선글라스맨'은 "모든 요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