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대한주택보증과 하자보수업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짜고 보수비용을 부풀려 청구한 뒤 남은 차익을 횡령한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문제가 된 곳은 경영난을 이유로 도산, 현재 청산절차가 진행 중인 S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다.
시공사가 도산한 상황에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면 일단 보증을 한 공기업이 보수비용을 지급한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하자보수업체들이 제공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하자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서 주택보증 직원 4명은 하자보수업체 대표들에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해외여행 경비와 현금 2150만~9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입주자대표 역시 하자보수업체 선정 대가로 자신의 개인주택 공사비 2500만원 상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S건설 직원 2명은 하자조사 결과에 대한 시공사의 이의제기 권한을 포기하는 대가로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
문제는 그동안 하자보수업체와 주택보증 직원이 서로 짜고 보수비용을 과다계상해도 이를 잡아낼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는 점이다. 업계는 이 같은 부패고리가 형성되면 통상 보증비용으로 추산된 금액의 절반가량을 이들이 나눠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 시공업체가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이 회사 역시 자금사정이 악화돼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하자보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보증기관인 주택보증은 하자보수비용을 우선 변제한 후 업체에 보수비용 45억7000여만원을 구상청구했다.
해당 건설업체는 하자보수비용이 3배 이상 과다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주택보증 감사실에도 업무감사를 요청했지만 문제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찾아온 직원이 주택보증 직원과 입주자대표회의, 하자보수업체와의 유착비리관계 등도 문제삼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설마 그렇게야 하겠냐"며 돌려보낸 것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처럼 이건 사건을 계기로 하자보수와 관련한 비리구조를 명확히 밝혀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