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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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한 선 넘은 조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과 문구는 한 나라 정상이 다른 나라 정상을 겨냥했다고 보기에 믿기 어려울 정도다. 자신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멜로니 총리 이미지를 조작해 '접근금지 명령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마치 자신에게 집착하는 사람인 듯이 희화화한 것이다. 멜로니 총리를 향한 조롱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엔 이탈리아 매체 인터뷰에서 "(G7 정상회의에서) 멜로니 총리가 나와 사진 촬영을 애원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한때 가까운 사이였으나 이탈리아가 이란전쟁에서 미군에 기지 사용을 불허한 것을 계기로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공격하고 멜로니 총리가 이를 비판하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정상 비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알레산드로 마로네 로마 국제문제연구소 국방프로그램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감정과 인식이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8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수요 급증이 만든 결과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실적이다. 이런 호황 속에서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도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가장 냉정해야 할 시기다. 반도체는 이익의 정점이 높을수록 하락의 골도 깊은 산업이다. 물론 이번 AI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 주요 빅테크들은 AI 메모리를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하려 하고, 일부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생산설비 투자까지 지원할 의사를 보인다. 메모리 업체들이 중장기 수요를 이전보다 예측하기 쉬워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클러스터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배경이다. 이미 기업들은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P5 팹 2개를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내년 2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기 팹의 첫 클린룸 오픈을 계획 중이다.
"유튜버 한 사람이 국회의원도 못 하는 십수만 당원의 표심을 좌우한다" 여당 고위 관계자가 정치 유튜버의 영향력에 대해 한 자조적 평가다. 당원 개인이 어떤 유튜버를 선호하고 어떤 채널을 구독하느냐에 따라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 담론 영역에서 유튜버의 권력이 세진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2022년 대선 경선 이후 가장 치열한 내부 전투로 평가되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서도 정치 유튜버가 결과에 미칠 영향력이 큰 관심사다. 이른바 '증축론'과 '재건축론'으로 갈린 친민주당계 유튜버의 순위와 영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권력화, 상업화한 유튜버 파워를 실감한다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치인을 줄 세우고, 정치인보다 당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도 왜곡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정치 유튜브를 통해 대거 확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진보 성향 한 유튜버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말을 방송에서 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증시는 '변동성' 한 단어로 요약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 사이드카가 32번, 서킷브레이커가 6번 발동됐다. 이 중 사이드카 14번과 서킷브레이커 4번은 지난 5월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상장 이후 약 한 달 사이 발생했다.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발동된 서킷브레이커는 총 12번인데 이 중 절반이 올해 터졌다. 변동성은 불확실성을, 불확실성은 불안을 낳는다. 불안한 시장을 투자자는 견디지 못한다. 하루 오르면 하루 내리는 상태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전쟁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일 때도 코스피는 다시 오를 거라 믿었던 투자자들이 하나둘 지쳐간다. 오를 땐 펀더멘털 덕을, 떨어질 때는 시장 신뢰 탓을 한다. 언제는 주가가 실적이랑 같이 움직인 적 있냐고 말하면서. 증권업계조차 변동성 장의 끝을 섣불리 예단하지 못한다. 입 모아 지목하는 주범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다. 시가총액 1, 2위이자 코스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이 가파른 성장세에 들어가면서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달러 환율 불안의 '범인'은 계속 바뀌었다. 어느 날은 국민연금이었고 어느 날은 서학개미였다. 올해 들어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지목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원화가 맥을 못 출 때마다 외환당국은 새로운 설명을 찾아냈다. 범인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진짜 원인이 따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화를 들고 있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 당국이 범인 색출에 열을 올리는 동안 시장은 한미 금리 격차를 장기간 방치한 통화정책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투자자는 수익률과 위험을 보고 움직인다. 미국 금리가 높고 한국 금리가 낮다면 달러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도체 수출이 아무리 좋아도 국내외 자금이 동시에 달러를 찾으면 원화는 강해지기 어렵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및 외환스왑 확대, 구두개입,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중 어느 것도 원화 약세의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더욱이 서학개미를 국내 증시로 되돌리겠다며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기존에 이 일을 수행하던 작업자들은 근골격계에 통증을 호소하곤 했습니다. " 최근 찾은 HD현대일렉트릭 청주배전캠퍼스에서 만난 한 작업자의 말이다. 그가 가리킨 것은 차단기 부품 중 하나인 진공인터럽터(VI)의 진공 상태를 점검하는 로봇이었다. 일정한 압력을 반복적으로 가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사람 손으로 장시간 일을 할 경우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컸다고 한다. 지금은 해당 작업을 로봇이 하고 있다. 어떤 산업 현장의 위험은 '무리'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수천 ㎏의 철판이 오가고 용접 불꽃이 튀는 조선소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고위험 작업 현장도 용접 로봇이 도입하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HD현대삼호에서 용접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류상훈 상무가 기자와 만나 로봇 개발 배경을 설명하며 "그 어려운 데를 사람이 올라가게 해야겠느냐"고 반문한 것은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층 빌딩 높이의 선체 외벽에서, 그마저도 바다 위에 매달려 진행해야 하는 용접 작업을 더 이상 사람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도심의 한 호텔을 찾았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수영장과 공원,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조식 서비스까지 모든 편의가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됐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호텔 시설은 화려했다. 비용은 적지 않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 '비일상적 서비스'는 만족스러웠다. 이 같은 호텔적 요소가 주택시장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호텔급' 커뮤니티와 서비스가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다. 휴양지 리조트를 연상시키는 외관과 거대한 문주, 스카이라운지, 실내 수영장, 스파, 컨시어지, 발렛파킹 조식 제공, 세탁·청소 대행 등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과 서비스를 앞세워 조합원들의 표심을 녹이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호텔식 설계와 운영 구조는 높은 공사비와 유지비를 전제로 한다. 이는 결국 원주민과 조합원, 일반 수분양자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초기에는 '프리미엄'을 내세워 합의됐던 설계가 공사비 상승 국면에서 분담금 부담으로 되돌아오며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민주적 사회주의자(DSA)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은 동아프리카 우간다 태생이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가 이끄는 DSA는 민주당에서 급진 좌파 취급을 받는 비주류다. 그런 그가 '백악관 입성'을 입에 올렸다. 맘다니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DSA는 지난주 뉴욕 민주당 하원의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맘다니가 지지한 후보 셋이 기성 후보들을 누르고 승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DSA는 기존 민주당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보다 부자 증세·의료보험 확대·최저임금 인상 등 현실 정책을 중시한다. DSA의 약진은 먹고 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는 오랜 교훈을 되새겨준다. 반대편 공화당도 요동친다. 얼마전 트럼프 지지 세력 '마가'(MAGA)의 구심점이었던 터커 칼슨이 공화당 이탈을 선언했다. 칼슨은 "미국보다 외국 이익을 우선하는 정당에 투표할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 편을 들며 일으킨 이란 전쟁 때문에 미국 국민들은 고유가·고물가 직격탄을 맞았다.
"진단명을 알면 그때부터 더 고역이죠. 치료비가 천문학적이니까…. " 저인산효소증은 국내 환자 수 10명 내외로 추산되는 극희귀질환이다. 별다른 외상 없이 뼈가 자꾸 부러지거나 갑자기 치아가 빠지는 것 정도가 주된 증상으로, 정확한 진단까지 수십년이 걸려 '진단 방랑'이라는 말이 붙는다. 신약의 건강보험(건보) 급여화가 이뤄졌지만 소아기 발병 환자 대상인데다 기준이 까다로워 지원이 제한적이다. 취재 중 만난 한 대학병원 교수는 "환자가 내는 치료비가 주당 1000만원이 넘는다"며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환자도 치료 시작 후 비용 문제로 치료 횟수를 줄이겠다고 한다. 어렵게 진단명을 알게 돼도 그 이후가 더 고역"이라고 말했다. 치료가 어려운 병을 앓는 이들에게는 약이 있는 게 외려 희망고문일 만큼 지원이 미진하다. 비급여 약제는 비용 부담이 크고, 보험이 적용돼도 급여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한 희귀질환자는 기자에게 "가족 회사 의료복지 혜택으로 치료비를 지원받았는데 얼마 전 연간 한도액이 소진됐다"며 "남은 올해는 어떻게 치료를 이어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보안 담당자에게 가장 쉬운 답은 "안 됩니다"일지 모른다. 외부 사이트 접속도 안 되고, 클라우드도 안 되고, 생성형 AI(인공지능)도 안 된다고 하면 당장은 위험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막으면 새어나갈 일도 없고, 연결하지 않으면 뚫릴 일도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기업·공공기관의 업무방식은 이미 바뀌었다. 직원들은 보고서 초안을 쓰고 코드를 짜고 자료를 요약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쓴다. 기관과 기업도 AI와 클라우드를 활용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막는다고 안 쓸까. 개인 계정을 쓰거나 통제되지 않는 외부 서비스에 내부 자료를 올리는 식의 '더 위험한'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 '허용'보다 '음성화'가 보안 측면에서 더 위험할 수 있다. 회사가 공식 계정·관리체계를 제공하지 않으면 직원은 각자 편한 도구를 찾는다. 이때 어떤 자료를 입력했는지, 어떤 답을 받았는지,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영업기밀이 오갔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금지는 표면적 통제를 만들지만 실제 위험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한다.
"매일 싸우지만 '리더십'에 대한 중지는 모으지 못한다. " 6·3 지방선거 후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권 관계자의 평이다.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는 선거 선방론을 바탕으로 당권 사수에 나섰다. '대통령 탄핵' 약 1년 뒤 치른 2018년 지선과 비교하면 이번에 전체 당선인이 500명 이상 많으니 당 대표에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패배했다'는 진단을 바탕으로 한다. 후보가 지도부를 피해 다니는 상황을 바꾸지 않고서는 총선과 대선을 치러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다만 비당권파 내에서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두고 또한번 의견이 갈린다. 친한계나 이른바 쇄신파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중진 위주의 구주류는 한 의원의 복귀에 찬성하지 않는다. 친한계 중심의 시스템, 인적 재편에 대한 경계심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세갈래로 쪼개지면서 쇄신은 더 늦어지는 모양새다.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후회합니다.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나오게 된 것을 반성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환율 대책의 일환으로 서학개미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으나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컸다고 시인한 셈이다.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자기반성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순자산 규모는 상장 이후 한 달 만에 14조원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92%로 압도적이다. 거래대금은 약 140조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의 23%를 차지한다. 이에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은 강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반도체 소부장 ETF, 반도체 레버리지 ETF, 타업종 ETF 등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코스피200변동성지수) 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평균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