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두고 '깜깜이 산정'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강남지역에 이어 강북에서도 이의 제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중되는 세금부담으로 '조세저항'이 불붙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홍제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공시가 산정에 따른 세금부담 가중으로 인한 입주자 의견을 취합해 한국부동산원에 '공동주택가격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미등기로 공시가격이 산정되지 않았던 이 아파트 주민들은 올해 처음으로 공시가격을 받아봤다. 총 14동 906가구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5㎡ 평형 다수 가구는 9억원 미만이지만 고층의 일부 가구는 9억200만원으로 산정돼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이 됐다. 지난해 미등기였지만 재산세 부과기준으로 산정된 가격은 6억8000만원으로 올해 2억원 넘게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른 지난해 말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는 13억원에서 13억4000만원까지 형성됐다.
이 아파트 입주자회의대표는 "생각보다 공시가가 높게 책정돼 주민들의 동요가 커 의견을 수렴해 전달키로 했다"며 "당장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가격이 올라 세부담이 커질 것이란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한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 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 구체적인 산정 기준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는 전국적으로 평균 19.1% 뛰면서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평균 상승률은 19.9%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노원구, 성북구가 각각 34.7%, 28% 상승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도봉구, 서대문구도 각각 26.2%, 22.6% 뛰어 네번째, 여섯번째로 높게 뛰는 등 강북지역 상승률이 도드라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의견제출 기간을 거쳐 4월말 경 결정공시를 내고 개별 호마다 산정기준을 공지할 예정"이라며 "실거래가가 같다 하더라도 1년간 가격 추세, 교통 및 교육 등 환경 등을 개별반영해 산정하는 만큼 단순비교로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일치시켜 나가는 것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강남권에서도 '깜깜이 산정'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입주민들도 2년 연속 공시가가 급등했다며 의견을 취합해 한국부동산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집값 급등을 국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며 "가격산정 근거를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웃한 서초구에서는 '반값 재산세'를 강조했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공시가격 검증단을 가동하며 본격적으로 공시가 산정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도 문제제기를 했다. 한편 지난해 공공주택 공시가격 관련 의견제출 건수는 3만7410건으로 2019년 2만8735건 보다 8700여건 늘었고, 올해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평균적인 아파트 가격이 3억원 수준이었을 때의 '호화주택' 기준이 9억원이었는데, 지금 일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9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종부세 적용 대상이 대폭 넓어지고 이에 대한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세입자에게 조세를 전가하는 문제점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