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라도 고가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보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더 내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까진 공시가격 4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을 제외하면 강남권 고가 아파트도 대부분 보유세(재산세+종부세)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공시가격 상승과 세율 인상이 맞물려 두 세목의 '역전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KB국민은행 리브온 세금계산기에 따르면 공시가격 20억원대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한 1주택자(60세 미만, 보유기간 5~10년, 단독명의 가정)는 올해부터 재산세보다 종부세 산출액이 더 많아진다.
공시가격이 22억7000만원으로 책정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11층) 소유주의 보유세 예상 납부액은 1667만원으로 지난해 납부액 1152만원보다 약 45% 늘어난다.
올해 보유세 예상 납부액의 54%인 899만원이 종부세고, 나머지 769만원이 재산세다. 지난해엔 보유세 납부액의 57%인 665만원이 재산세였고 종부세는 487만원이었는데 올해부터 종부세가 재산세보다 많이 나온다. 전년 대비 재산세는 16% 올랐고 종부세는 이보다 5배 이상 높은 85%의 상승률을 나타낸 결과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11층) 공시가격은 지난해 20억3000만원에서 올해 22억7400만원으로 12% 올랐다. 올해 보유세 예상 산출액은 1683만원(재산세 770만원, 종부세 913만원)으로 지난해 납부액 1163만원(재산세 670만원, 종부세 493만원)보다 45% 뛸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종부세 부담이 재산세보다 더 커진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챌리투스' 전용 124㎡(15층) 공시가격은 22억852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보유세 납부액은 1142만원(재산세 662만원, 종부세 480만원)에서 1656만원(재산세 774만원, 종부세 882만원)으로 45% 오르는데, 올해부터 보유세에서 종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진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1주택 종부세율은 0.5~2.7%에서 0.6~3.0%로 높아졌다. 가격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더 오르고, 공정가액시장비율(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을 정부 계획대로 올해 95%, 내년 100%로 상향 조정하면 종부세 부담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주택자는 보유세 연간 증세 한도가 전년 대비 50%지만, 이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개념이어서 앞서 거론된 사례처럼 재산세보다 종부세 상승률이 훨씬 높은 사례가 적지 않다. 향후 공시가격 추가 상승시 용산 외에도 마포, 성동 등 강북권 대형 아파트도 종부세가 재산세보다 많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
부부 공동명의 시 최대 12억원까지 공제되며, 단독 명의라도 1주택자는 연령과 보유기간 등에 따라 최대 80%까지 감면되므로 실제 세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재산세에 더해져 당장 세액은 크지 않더라도 소득이 줄어든 고령 은퇴자는 부담이 크다.
현 정부 들어 종부세 과세 대상과 세액은 대폭 증가했다. 2017년 40만명이었던 종부세 납세자는 지난해 74만명으로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납부세액은 1조8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2.3배 늘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08%로 2007년(22.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고, 1주택자 종부세 과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는 전국 52만5000호로 전년대비 약 70% 증가해 세수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주택자에 부과하는 종부세에 대해선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다주택자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종부세 증세 기조를 선택할 수 있겠지만, 1주택자는 기본적으로 어디에 살던 주거권을 보장하고 세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1주택자 종부세는 한 집에 장기 거주한 사람에게는 금액과 관계없이 미실현이익에 대한 징벌적 세금이고, 특히 소득이 적은 은퇴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은 더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특히 정부가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상한선을 50%로 설정한 것과 관련, "임대소득은 5%, 이자는 25%로 연간 상한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지나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