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지 없어요"…속초·제주 몰려간 외지인들, 17억 찍었다

이소은 기자
2021.05.21 08:23
속초디오션자이 투시도

지난해 말 강원·제주 등을 제외한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이들 두 곳에서도 집값 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서는 규제지역 '대출금지선'을 15억원을 초과하는 실거래가 나오는가하면 제주에서는 분양가 급등으로 아파트값까지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지역에 최근 외지인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보아 결국 규제 풍선효과가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규제 무용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비규제지역 속초·제주, 집값 급등…외지인 거래 급증

21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 동명동 '속초디오션자이' 전용 113㎡ 분양권(43층)이 지난 7일 16억9008만원에 거래됐다. 17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동일면적 직전 최고가인 13억4838만원보다 3억5000만원 뛰어오른 수준이다.

이 단지는 작년 분양한 단지로 정당계약 한달 만에 완판됐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바로 수억원 수준의 웃돈이 붙었다. 특히 이번에 거래된 43층 매물은 전체 6가구 밖에 없는 펜트하우스로 11억원대에 공급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타입이다.

강원도에서 15억원 초과 거래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에서도 15억원을 넘으면 초고가주택으로 분류된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15억원은 '대출금지선'이기도 하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 이상인 아파트를 매입할때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비규제지역의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70%까지 적용 받을 수 있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 15억원 허들을 넘는 데 아무 장애물도 없는 셈이다.

규제지역 카드 사실상 실패…풍선효과 등 부작용만 낳아

작년 말 정부가 36개 지역을 무더기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현재 전국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곳은 사실상 강원과 제주 두 곳 뿐이다. 각종 세금, 대출 규제가 유리한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붙는 것은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이미 제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17%(17일 기준) 급등했다. 제주에서 1%대 아파트값 상승은 9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제주시는 전주 0.35% 대비 4배 이상 급등한 1.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등한 분양가가 제주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고분양가로 공급된 아파트들이 조기에 완판되면서 인근 지역 아파트값도 키를 맞추고 있다는 것.

최근 제주 연동에 공급된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2단지'는 전용 84㎡ 기준 9억 중반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에서 흥행했고 이에 자극 받은 주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연동뜨레모아' 전용 84㎡는 최근 6억2900만원(14층)에 팔리며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노형벨라시티' 동일면적 역시 7억9302만원(16층)에 거래돼 8억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각종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몰려들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외지인 거래 비중도 증가 추세다. 제주 아파트 매수자 중 외지인 비율은 작년 11월 19%에서 지난 3월 30%로 10%포인트 늘었다. 서울 거주자는 같은 기간 19명에서 31명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전국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결국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라는 부작용을 잡기에는 실패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오히려 전국이 규제지역화 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아 다시 서울로 회귀하는 '역풍선효과'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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