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민간 주거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아파트 단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단순 품질검사 수준을 넘어 생활편의, 수요맞춤 등에 대한 세부평가 체계를 마련해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LH는 이를 계기로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신뢰 회복의 계기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1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는 최근 '주거서비스 품질평가 및 평가체계 고도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기존 평가가 주로 입주지원이나 하자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공사 측면 등 4개 분야, 총 30개 서비스로 세분화해 입주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용역 기간을 다음 달부터 2026년 3월까지 총 28개월로 잡았다. 통상 용역 기간이 길어야 1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주거서비스 품질평가 체계를 마련해 땅에 떨어진 LH의 신뢰도와 가치를 복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체적 평가 항목은 입주민 수요 부합성·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분석 등이다. 사회적 트렌드 변화에 따라 입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을 따져보고 장기적으로 브랜드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H는 외부 전문가 5~10명 규모의 '서비스 품질 평가단'을 꾸려야 하는 대신 LH 전·현직 직원이 아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모든 과업 관련 '실명제 준수 각서'도 제출하도록 규정해 전관 참여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달 'LH 혁신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이달 말로 미룬 상태다. LH가 이번 용역을 발주한 것도 일종의 선제적 조치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이 중 일부는 혁신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방송에 출연해 "LH가 도시개발과 산업단지, 주택사업을 다 끌어안고 있는게 맞는지 사업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며 "(LH가)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는 조치를 포함해 자체 혁신안을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이 LH 구조조정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아니고서는 국민의 공감을 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토교통 정책 여론조사'를 보면 LH 아파트의 신뢰도는 '부정 평가'가 54.6%로, '긍정 평가' 21.8%보다 32.8%p(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