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나면 영업정지 1년?…"도산하라는 것" 건설사 초긴장

김평화 기자, 조성준 기자
2025.08.03 08:00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사옥에서 지난 28일 경남 함양~창녕 고속도로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임원진과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지난 28일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5.07.29 amin2@newsis.com /사진=전진환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도높게 질타하면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해당 법안은 건설현장에서 중대한 안전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시공사에 매출액의 최대 3% 과징금 또는 1년 이하의 영업정지를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영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은 업계를 옥죄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의 안전과 합리적 책임 분배를 위한 제도적 안전망"이라며 법안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건설안전특별법은 기존 중대재해처벌법과는 입법 철학부터 구조까지 다르다는 게 문 의원실의 설명이다. 중처법이 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에게 일괄적으로 책임을 묻는 구조라면, 건설안전특별법은 발주자·시공자·감리·노동자 등 주체별로 의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본인의 책임을 이행했다면 처벌을 면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문진석 의원실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그간 업계가 제기해온 불합리한 책임 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다. 실제로 공사비와 기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발주자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 사고가 발생해도 시공사에 모든 책임이 전가돼 왔다. 아울러 노동자의 명백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도 시공사와 안전관리자가 처벌받는 구조다.

해당 법안은 시공사뿐 아니라 발주자, 감리, 근로자에게도 각각 안전의무를 명시하고, 위반 시에는 책임을 묻도록 했다. 이로써 기존의 일방적인 책임 구조를 벗어나 현장의 책임 분산과 합리적인 규율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단순히 처벌 강화를 위한 법이 아니라, 건설업 안전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에는 시공자가 핵심 안전의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 과징금 또는 최장 1년의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 강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도 위험한 현장이 많은 건설업계 특성상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기본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존 규정과 겹쳐 이중처벌 우려가 있고, 매출액 기준의 과징금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현장에서 실수 하나로 연 매출 수천억원 기업이 공공 입찰에서 배제된다면 사실상 도산을 뜻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문 의원실은 오해가 크다고 반박했다. 해당 법안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징금 조항은 4가지 '중대 위반사항'에 한해 적용된다는 것이다. 중대 위반사항은 △설계도서에 공사기간·공사비용, 가설 구조물, 안전시설물이 적절히 반영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경우 △추락방호망, 안전난간 등 기본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시공자의 안전지시를 하수급업체가 따르지 않았고, 이를 방치한 경우 △감리의 공사중지 명령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경우 등이다.

문 의원실 측은 "이런 조치들은 업계 스스로도 '후진국형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인정해왔다"며 "기본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과연 과도하다고 할 수 있냐는 질문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기조가 강경한 상황에서 전면 반대보다는 조문별 조율 중심의 협상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업계 입장을 세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입법 로드맵'을 만들어 정부에 제시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문진석 의원은 "어려운 건설업계를 살려야 한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법안 발의 이후 계속 업계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조문별로 정리하고 조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이 궁극적으로는 건설노동자와 기업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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