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방파제부터 해저터널까지…이라크 신항만 프로젝트

이민하 기자
2025.11.06 05:45

[K-건설, 글로벌 헌터스]①대우건설 이라크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

[편집자주] 'K-건설'이 아시아와 중동 등 해외 건설현장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주택·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사이 해외에서는 K-건설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이 준공한 이라크 알 포(Al Faw) 방파제 전경

대우건설과 이라크 알포 신항만 사업 인연은 11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2월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수주한 알포 방파제 공사로부터 시작된다. 해당 공사는 총연장 15.8㎞의 사석방파제 및 내부 침식을 막기 위한 호안(護岸)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공사비 8700억원 규모다. 사석방파제는 잡석을 써서 둑처럼 양쪽을 비스듬히 쌓아 올린 방파제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지역의 어려운 시공 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시공 경험을 접목했다. 방파제 공사를 위해서는 석재 약 1500만t이 요구됐다. 그러나 이라크 내에서는 그만한 물량의 석재를 제때 공급받기 어려웠다. 대우건설은 현장으로부터 약 900㎞ 거리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석산을 확보해서 조달하기도 했다. 석산 확보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다양한 규격의 석재 생산·선별·수송·부두 선적·해상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석재공급 연동 개발 공정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연약 점토층으로 이뤄진 방파제 하부 지반 조건에 맞춰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널리 선호되는 '시멘트 혼합공법' 대신 친환경적인 '단계 성토 공법'을 적용했다. 나아가 방파제 단면 설계를 최적화해 발주처 설계 원안보다 30%가량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차별화된 프로젝트 수행 능력과 기술력은 발주처에서 인정을 받았다. 방파제 공사 수주 이후 2019년 3월에 '알포 방파제 추가 공사분'을 따냈다. 이어 같은 해인 4월과 8월에 연이어 '알포 컨테이너터미널 패키지1'과 '알포 접속도로'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주목할 점은 대우건설이 최초 이라크 알포 방파제 공사 이후 후속공사가 모두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했다는 것이다. 국내외 건설사들이 정세 불안 등을 이유로 이라크 진출을 머뭇거린 사이 대우건설은 현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통상 경쟁 입찰로 이뤄지는 국제 건설시장에서 수의계약으로 수주한다는 것은 발주처와의 신뢰 관계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미 수행한 공사에서 보여준 대우건설의 기술력과 현장 관리능력 등이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정부는 대우건설이 알포 항만에서 보여준 검증된 시공 능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 차원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와 국내 항만 운영 컨설팅팀을 통해 국내 수출 전진기지 '부산항'의 운영 경험을 전수하는 전략적인 구상도 그리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척박한 해외 건설환경 속에서도 꾸준하게 사업을 이어온 경험과 역량은 대우건설이 글로벌 건설사로 자리매김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민간외교의 첨병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도 이끌어 내고, 향후 외국 항만 운영 경험을 쌓아 이를 미래 사업 기회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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