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조합장 해임 총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향후 사업 향배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을 맞게 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30일 조합장 해임 총회를, 현 조합은 다음달 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를 재개발해 최고 29층, 43개 동, 4885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하는 1조원대 사업이다. 2015년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된 데 이어 2022년 7월 이주가 시작됐고 최근 철거까지 마무리됐다. 이에 DL이앤씨는 올 6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조합과 DL이앤씨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 자체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여부, 공사비 인상 등을 놓고 DL이앤씨와 충돌했다. 조합 측은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적용하지 않은 데다 공사비를 인상했고 공사비 산출내역서도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주장했고 이에 DL이앤씨는 조합장이 특정 마감자재 업체 제품 사용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본격화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조합은 지난 11일 정기총회를 열어 DL이앤씨와의 시공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다. 조합은 같은 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도 상정했지만 이는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결국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 시공사가 없는 공백상태가 만들어졌다.
한편으론 조합장 거취를 둘러싼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현 조합장은 금품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비대위에 의해 한 차례 해임됐으나 법원이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직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주 총회 결과에 따라 사업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총회에서 조합장 해임이 의결될 경우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반면 해임안이 부결되고 이튿날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경우 새로운 시공사 교체 형태의 사업 정상화가 유력하다.
다만 결론이 어떻게 나든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갈등의 피해가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원베일리' 등 주요 정비사업을 이끈 한형기 HK미래주택연구원 대표는 지난 25일 상대원2구역 설명회에서 "DL이앤씨를 유지할 경우 조합원 총 분담금은 약 1억9000만원 수준이지만 GS건설로 교체하면 3억5400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약 5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연이어 열리는 두 총회가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금융비용이 급등하고 일부 조합원이 집까지 뺏겼던 트리마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