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기존 주택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동시에 에너지 사업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 변동성과 공사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3조원 규모의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하고 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8일 위례신도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복합용지 2BL·3BL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3조394억원으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액의 9.8% 규모다. 계약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2031년 1월 14일까지다.
이번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일원 위례신도시 복정역세권에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복합개발사업이다. 복합용지 2BL에는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 복합시설 8개동이, 3BL에는 지하 4층~지상 16층 규모 업무시설 10개동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복합개발사업 확대는 단순 도급 중심의 건설 수주를 넘어 개발·시공 역량을 결합해 수익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복합개발은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업무·상업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만큼 사업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다수의 개발사업 경험과 시공 기술을 투입해 프로젝트 안정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복합투자개발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사업 투자도 본격화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글로벌 에너지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원전 분야에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 중인 대형 원전 사업, 홀텍과 협력하는 SMR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사업 파이프라인을 구체화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 확대는 주택사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주택사업은 경기와 금리, 분양시장 분위기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비해 원전, SMR, 해상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은 글로벌 발주 확대와 정책 수요가 맞물린 성장 분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생산과 이동, 소비를 아우르는 에너지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사업 전략은 현대건설의 매출 구조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플랜트·에너지 부문 매출 비중은 2021년 25%에서 2025년 32%로 확대된 반면 건축·주택 부문 비중은 2024년 67%에서 2025년 54%로 낮아졌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도 올 초 직원 간담회에서 건축·주택과 토목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넘어 에너지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복합개발 사업은 지역 내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력과 교통, 주거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앵커 사업 중 하나"라며 "기존 건축과 주택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에너지 기업 전환 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확장 목표를 구체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슈퍼 사이클 기조에 맞춰 유럽, 미국, 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성과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