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알짜' 집중하는 중견건설사

배규민 기자
2026.07.28 04:30

호반·쌍용·극동 등 소규모 정비 잇단 수주
지방 장기침체로 분양 검증된 곳 공략나서

중견 건설사별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 전략/그래픽=이지혜

대형건설사들이 압구정·성수·목동 등 초대형 재건축사업지 수주전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건설사들은 서울·수도권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잇따라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운다. 지방에서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부담이 커지자 사업성이 검증된 수도권 정비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 쌍용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극동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은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간다. 과거에는 개별사업장 확보에 집중했다면 최근엔 인접사업지를 연계하거나 특정권역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주전략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이 대표적 사례다. 호반건설은 서울 중랑구 면목역6의 3·4·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연이어 확보해 총 1391가구 규모의 '호반써밋' 브랜드타운을 추진한다. 조경과 커뮤니티, 보행동선을 연계해 하나의 생활권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경기 군포 금정3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약 2300억원)까지 수주하며 수도권으로 정비사업 영역을 넓혔다.

쌍용건설은 서울 핵심입지를 중심으로 알짜사업지를 선별수주했다. 올해 노량진 은하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공사비 약 1328억원)과 마포 창전동 46의1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약 1213억원)을 잇따라 수주했다. 앞서 홍은동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시흥5동 모아타운, 천호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등도 확보하며 서울 도심에서 수주기반을 확장했다.

신동아건설도 수도권 소규모 정비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지난 6월 경기 안양 비산동 가로주택정비사업(사업비 약 504억원)을 수주한 데 이어 서울 송파구 풍납강변현대 가로주택정비사업에도 입찰보증금을 조기납부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은 브랜드 '하우스토리'를 통합 리뉴얼한 이후 수도권 정비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가락7차 현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공사비 2983억원 규모의 인천 미추홀구 동아아파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컨소시엄으로 따냈다. 창사 80주년을 앞두고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을 핵심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중견건설사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지방 주택시장의 장기침체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239가구로 30개월 연속 6만가구를 웃돌았고 이 가운데 71%인 4만6638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정부가 세제·금융 지원과 LH 매입확대 등 대책을 내놓지만 시장에서는 회복세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정부정책이 서울 집값안정에 집중되면서 지방시장이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는 인식도 나온다. 이에 중견사들은 지방보다 분양성과 사업성이 검증된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수조 원 규모의 재건축사업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건설사들은 공사비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선별수주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면서 안정적인 수주잔액을 확보하는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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