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준비하면 제가 19억 빌려줄게요"…강남 '집주인 대출' 급증

배규민 기자
2026.07.30 04:02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는 가운데 강남구, 용산구 등 일부 고가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 부담이 세율 조정 없이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1

대출규제로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주택자금이 줄어들자 집주인이 직접 잔금 일부를 빌려주는 '매도인대출'이 서울 강남권 고가아파트 거래의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집값을 유지하고 싶지만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집주인과 대출만으론 자금이 부족한 매수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매도인대출을 전면에 내세운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 전용 59㎡ 매물은 '10억원만 준비하면 잔금은 시간을 두고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매매가 29억원 중 나머지 19억원은 근저당권 설정을 통한 매도인대출로 채우는 형태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 59㎡ 매물도 유사한 조건을 내걸었다. '집주인대출 6억원'과 함께 연 5.5% 수준의 금리, 최대 4년 안팎의 상환기간 등에 대해 협의가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매도인대출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해당 금액만큼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매수자는 계약금과 일부 잔금을 먼저 지급한 뒤 남은 금액에 대해 일정기간 이자를 지급하고 약정한 시점에 원금을 상환한다.

매물광고에 매도인대출 조건을 공개적으로 명시하는 경우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매도인대출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규제에도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자 매도·매수인 양측 모두 큰 폭의 가격조정을 기대하기보다 거래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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