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분양가 120% 뛰었다"…'서울 옆세권' 광명이 공공임대 추진하는 이유

윤지혜 기자
2026.08.30 10:57

2년 전 지구단위계획 수립 땐 예상 못한 '광명 집값 급등'
"지금이라도 공공임대 안 넣으면 청년·신혼부부 진입 막혀"

경기 광명시청 앞에 재건축 공공임대주택에 반대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광명시가 관내 재건축 조합과 추진위원회에 정비계획에 없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요구하면서 사업성 악화에 놓인 조합원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광명시가 철산·하안동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과 추진위원회에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지방자치단체가 도시정비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지구단위계획 단계에서 임대주택 공급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후 단지별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물량을 정한다. 그러나 최근 광명시는 정비계획을 마무리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둔 단지에까지 공공임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명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최근 급등한 분양가가 자리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공공임대를 공급하지 않으면 '서울 옆세권'인 광명마저 청년·신혼부부의 진입이 막힐 것이란 우려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0년 1954만원에서 올해 4308만원으로 120%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분양가 상승률 94%를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의 매매·전월세가 급증하면서 광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광명시 전입인구는 2만2489명으로 5년 전인 2020년에 비해 55% 증가했다.

현재 철산·하안동에만 4만4000가구 규모의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의 분양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대규모 재건축사업 추진과 함께 광명지역 분양가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광명시가 철산·하안택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던 2020~2023년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시장 환경 변화다.

광명시 아파트 분양가 및 전입인구/그래픽=이지혜
사업성 높이려 도입한 '중첩용적률'…공급량은 숙제

2024년 3월 최종 고시된 철산·하안택지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허용용적률은 250%, 상한용적률은 280%, 중첩용적률은 330% 이하로 각각 정해졌다. 광명시가 이곳에 처음 적용한 중첩용적률은 개별 법령에 규정된 용적률 완화 규정을 중첩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당시에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나 제로에너지건축물 조성 중 하나를 선택해 중첩용적률을 적용받도록 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건축비가 비싸다 보니 사업비용을 보완할 제도로 임대주택을 넣었다.

문제는 최근 광명 집값 급등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도 공공임대보단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사업성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철산주공 12·13단지는 현재 임대주택을 반영하지 않은 정비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재건축 사업과 비교해 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예컨대 총 4만가구 규모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목동 14개 단지에선 6000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이 공급될 예정인 반면 비슷한 규모의 철산·하안지구에선 임대주택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광명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당시 임대주택 공급을 의무화하지 않은 것은 철산·하안지구의 사업 여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철산·하안지구는 목동보다 대지지분이 적다 보니 주민들의 사업성을 보완해주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작스럽게 바뀌면서 청년·신혼부부는 임대주택 없이는 광명에 새롭게 진입하기 어려워진 만큼 지금이라도 임대주택 공급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공급량도 남은 숙제다. 도시정비법의 경우 초과용적률의 50%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게 돼 있지만 광명시가 적용한 중첩용적률은 이 같은 법적 기준이 없다. 광명시는 개별 단지별로 임대주택 공급량 논의를 한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단지별로 공급 물량을 제안해 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별 단지를 만나 공급량을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를 섭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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