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의 대안으로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를 제안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사실상 생태적 가치가 비슷한 부지에 초고밀 개발을 한다는 점이 동일한 데다, 용산공원의 토양오염 정화만큼 탄천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를 찾는 것도 난제여서다.
13일 서울시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동남권 청년·첨단 특화지구 조성계획'에 따르면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에 1만3000가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상업지역 용적률 800%(건폐율 60%), 준주거지역 400%(건폐율 50%)에 달하는 고밀 개발을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전용면적 29㎡ 5537가구, 49㎡ 3199가구, 59㎡ 2756가구, 74㎡ 740가구, 84㎡ 682가구 등 초소형 평수 위주로 1만3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고밀 개발로 소형평수 중심 공급은 당초 주택공급 후보지로 거론된 용산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약 30만㎡의 용산어린이정원 용적률을 500%로 상향할 경우 전용면적 59~84㎡ 1만가구, 소형 고밀 개발로는 최대 2만가구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용산공원은 생태공원이라는 특수성이 강조됐으나, 생태적 가치를 나타내는 비오톱(생물서식공간) 평가 등급을 보면 두 곳 모두 3등급지로 유사한 수준이다. 생물서식공간을 뜻하는 '비오톱 3등급'은 대상지 일부를 보전하고 나머지는 생태계 현황을 고려해 개발할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착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를 2035년 착공해 2042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는 하수처리시설을 옮길 대체 부지를 마련해 2030년 착공, 2035년 준공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정이다.
앞서 오 시장은 "용산공원은 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등으로 기약이 없는 반면, 탄천 물재생센터는 이미 이전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수처리장이라는 기피 시설을 떠안을 지자체를 선정하고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고려하면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 못지않은 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탄천 물재생센터는 하수관망이 촘촘히 묻혀 있어 함부로 옮기기가 어려운 만큼, 이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가 집중된 도심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용산공원이나 탄천 물재생센터 모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3기 신도시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