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장관 교체기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 사망사고와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철도안전 컨트롤타워인 국토부가 수장교체의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안전 최우선'을 내걸고 출범한 김태승 코레일 사장(사진) 체제마저 흔들리면서 교수 출신인 김 사장의 현장 장악력과 위기대응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13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저녁 8시30분쯤 경전선 낙동강역 구내에서 화물열차 맨 뒤 차량 1량이 궤도를 이탈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복구 과정에서 경전선 일부 열차운행이 조정되면서 장시간 운행장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기 의왕역 구내에서 화물차량을 연결·분리하는 입환작업을 하던 50대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깔려 숨졌다. 김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첫 사망사고다.
취임 6개월 만에 중대재해와 탈선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김태승호의 안전관리체계가 출범 초기부터 경고음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관계기관의 조사를 통해 가려야 하지만 현장의 위험요인을 경영진이 제대로 파악하고 통제했는지는 별개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의왕역 사고는 2022년 오봉역에서 발생한 입환작업 사망사고와 유형이 유사하다. 당시에도 차량연결·분리과정에서 직원 2명이 숨졌으나 약 4년 뒤 같은 종류의 작업에서 다시 사망자가 나오면서 재발방지 대책이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도 뼈아프다. 의왕역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지명한 날이다. 장관 인선이 사고의 원인은 아니지만 철도정책과 코레일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부처의 지휘체계가 바뀌는 시기에 안전문제가 잇따라 불거졌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첫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정시운행보다 안전운행을 우선하고 산업재해 근절을 위해 제도와 작업환경 전반을 재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년 만에 직원이 숨지고 열차가 탈선하면서 이같은 약속이 아직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개발연구원 등을 거쳐 인하대 교수로 재직한 김 사장은 교통정책분야의 전문성을 갖췄으나 대규모 철도 운영조직을 직접 지휘한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거나 대책회의를 여는 사후조치를 넘어 작업방식과 인력배치, 안전설비 등 고질적인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걷어낼 수 있느냐가 리더십의 관건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도 국내 철도운영·관리기관 25곳 가운데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다. 전임 체제에서 누적된 문제라고 하더라도 김 사장이 조직을 이끈 기간이 이미 6개월을 넘어선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개선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은 지난 1일 SR(에스알)과 통합운영을 시작해 조직과 열차운행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통합 초기 혼선을 최소화해야 할 시점에 안전관리체계까지 흔들리면 현장의 작은 오류가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반복되는 사고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교수 출신 사장을 둘러싼 현장경험 부족에 대한 논란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