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저리 사내대출 시행과 맞물려 경기 남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동탄이 규제 이후 거래가 급감한 사이 삼성전자 사업장 접근성이 좋은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 기준 9월 첫째 주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25% 올라 경기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수원·기흥·화성사업장 출퇴근이 편리한 이른바 '셔세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 7월 동탄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인근 비규제지역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화성 병점구는 9월 첫째 주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0.74% 올랐다. 비규제지역이면서 삼성전자 수원·기흥·화성사업장까지 차량으로 30~40분 거리인 수원 권선구도 0.33% 올라 경기 평균 상승률(0.24%)을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지원하는 주거안정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단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지역에서는 매매가격 25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대출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사내대출로 공급되는 유동성이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경기에서는 지역별 상승률 격차가 커지면서 삼성전자 사업장 출퇴근이 편리한 동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기도에서는 성남 분당과 용인 수지·기흥, 안양, 화성 동탄·병점 등 동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며 "셔세권이라는 요인뿐 아니라 GTX 개통과 신분당선 등 강남 접근성 개선,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기대감, 규제지역을 피해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거래에서도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함 랩장이 동탄 아파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부터 8월25일까지 거래된 아파트 면적 유형 494개 중 319개(64.57%)에서 종전 최고가를 넘어선 거래가 발생했다. 일부 초고가 단지에 국한된 상승이 아니라 동탄 내 여러 단지와 면적에서 가격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함 랩장은 "거래량은 주춤했지만 매물 부족과 전셋값 강세가 뒷받침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성과급이나 사내대출 등으로 유동성이 공급되는 가운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주변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탄을 비롯한 경기 동남권은 당분간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지역 전체가 일제히 오르기보다는 직주근접성이 좋고 교통 여건이 우수한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