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순위는 기회도 없어" 청년 매입임대 '바늘구멍'...불만 터진 이유

정혜윤 기자
입력 2026.11.09 03:50 수정 2026.11.09 03:50

전세임대 4년연속 1순위만 입주
내년 지원범위 넓힌 보편형 도입, 기존 대기수요 해소할지는 의문

청년 임대주택 공급 계획/그래픽=이지혜

서울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이 130대1에 육박하는 등 공공임대 입주를 희망하는 청년이 늘어나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내년 새로 도입되는 보편형 임대가 기존 대기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도 불투명하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전국 평균 50대1이었다. 앞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18대1→29대1→37대1→53대1)간은 경쟁률이 매해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의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129.8대1에 달했다. 청년 130명이 매입임대주택 하나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청년 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청년에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와 민간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한 주택을 청년에게 다시 임대하는 전세임대로 나뉘는데 이 중 전세임대의 경우 1순위가 아니면 입주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청년 전세임대 2순위 배정물량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0가구'였다. 1순위(생계·주거·의료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보호대상 한부모가족 등) 신청단계에서 모든 물량이 소진된 탓에 2·3순위 청년에게는 단 1가구도 공급되지 못했다.

현장에서도 청년 임대공급 현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열린 LH 주거복지 국민소통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1순위에 신청자가 몰려 2·3순위 청년은 입주기회조차 얻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 참석자는 1순위 신청만으로도 경쟁률이 7~24대1에 이르는 사례가 있다며 순위별 물량 배분과 경쟁률 공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 보편형 임대를 신규도입하면서 청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강조했다. 기존 청년임대가 1순위에서 모집을 마감하고 지원단가도 낮아 다양한 소득계층의 청년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편형 임대를 통해 청년임대 지원범위를 한층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달라진 청년임대 정책이 넘쳐나는 청년층 수요를 제대로 감당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내년 청년 매입임대 공급물량은 1만8000가구로 올해와 동일하다. 또한 청년 전세임대 신규물량은 올해 1만500가구에서 내년 1만1250가구로 750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고 재계약 물량은 오히려 1475가구 줄었다. 정부가 내년 새로 편성한 보편형 다가구 매입임대는 2000가구 규모다. 이 중 50% 이상을 무주택 청년에게 우선 공급한다. 보편형 전세임대 5000가구는 전부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된다.

이에 대해 예정처는 정부의 내년 청년임대 공급계획이 기존 청년임대의 대기수요를 먼저 산정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수요에 대한 고려 없이 신규유형을 중심으로 기계적으로 공급물량을 배분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새로 공급되는 보편형 물량이 기존 대기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보편형 전세임대는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기존 청년 전세임대에서 사실상 배제됐던 2·3순위 청년이 더 다양한 소득계층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보편형 임대주택의 자부담 비율이 기존 청년임대의 5%에서 10%로 높아진 것도 청년 주거안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보편형 임대주택의 정부지원 한도는 수도권 1인 기준 2억4000만원으로 기존 청년 임대주택(1억2000만원)의 2배 수준이지만 LH 융자율은 기존 95%에서 90%로 낮아졌다.

예정처는 "기존 청년 매입임대·전세임대의 대기수요를 먼저 산정하고 이를 기존 유형의 물량을 확대할지, 보편형 안에 청년 우선공급 물량으로 배정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그에 맞춰 보편형 입주자 선정방식과 자부담률, 공급물량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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