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자마자 자동차보험료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실태를 집중점검 하기로 했다. '가격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지키되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의 근거로 제시하는 손해율이 제대로 계산됐는지는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 영업적자가 매년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험료를 운용해 거둔 수천억원의 수익은 반영을 안하고 있고 보험료 인상의 기준인 '적정 손해율' 역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함에 따라 이달부터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해보험사가 영업실적을 계산할 때 투자운용수익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투자운용수익은 보험사들이 보험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둔 수익이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이 수익을 영업실적에 넣지 않아 실적이 과소계산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세칙 개정에 따라 보험사는 한 해 벌어들인 총 투자운용수익을 각 상품별 평균책임준비금 비중 만큼 배분해야 한다. 이를 지난해 자동차보험에 적용하면 약 3800억원이다. 일부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에서 거둔 투자운용수익은 한해 20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1조101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운용수익을 반영하면 실제 적자 규모는 8000억원 대로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적자가 아닌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 근거로 제시하는 또 다른 잣대인 '적정 손해율'도 금융당국의 집중점검 대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에 대한 계산 방법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정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손해도, 이익도 보지 않는 구간으로 보험사들은 76~78%를 제시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8%로 적정 손해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넘어섰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는 핵심 근거다.
손해율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받은 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수치다. 발생손해액에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쌓아놓는 지급준비금이 포함되고, 경과보험료에는 위험분담을 위해 드는 재보험비용이 빠지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계산한 손해율은 실제 손해율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사가 사업방법서에 기재한 '적정 손해율'에는 이미 보험사 이익이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특히 자동차보험 뿐 아니라 실손의료보험, 장기보험, 일반보험 등 손보사 전 상품에 대한 손해율 산정방식 실태도 점검키로 했다. 상품별로 사업비를 넣거나 빼는 방식이 달라 소비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최근 보험개발원에 정밀분석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