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코코본드 5000억 이번달 우선 발행

권다희 기자
2016.05.04 17:43

산은, 상반기 중 BIS 비율 14%대 중반으로 상승

KDB산업은행이 이번달 중 5000억원의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한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산은은 이번 분기 중 우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4%대 중반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번달 중 5000억원의 조건부 후순위채(코코본드의 일종)를 발행하기 위한 시장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은 올해 산은의 코코본드 연간 발행 계획에 의한 것으로 지난달 산은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산은은 올해 약 1조원 한도에서 분산시켜 코코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코코본드는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는 유가증권으로 코코본드 발행액 만큼 BIS 비율의 분자가 증가해 BIS 비율이 높아진다.

이번 코코본드 발행으로 산은은 BIS기준 총자본비율을 0.2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 1분기 중 14.1~14.2% 사이에 있던 산은의 BIS 비율이 14.3~14.4% 대로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산은은 1분기 중 자율협약(채권은행 공동관리)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여신 전액(보증 제외)에 가까운 7000억원 규모로 쌓기로 했다. 아직은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기존 BIS 비율을 다소 높일 수 있을만큼의 여력이 있는 것이다. 산은의 BI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16%으로 국내은행 평균(13.92%)을 아직 웃돈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할 때를 대비해 산은에 자본확충을 충분히 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과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에 조선·해운업에 대한 은행여신의 88.5%가 몰려있는 만큼, 이들 업종에서 업황이 개선 안 돼 추가 구조조정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 재정 투입 뿐 아니라 한국은행이 출자를 하거나 한은이 산은의 코코본드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와 한은 등 유관기관은 4일 '국책은행 자본확충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올해 상반기까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다만 당장 자본확충이 시급하지 않은 산은의 경우, 자본확충을 어느 규모로 해야 할지는 불확실하다. 자본확충 규모가 앞으로 진행될 '조선업 구조조정의 폭'에 달려 있다고 하지만 조선업 구조조정 폭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금으로썬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여신규모 4조원으로 추정)에 전액 충당금을 쌓고 산은이 주채권은행을 맡은 STX조선(여신규모 1조9000억원으로 추정)에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산은에 5조원 가까운 충당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에 전액 충당금을 쌓는 최악의 상황은 실제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국책은행에 충분한 자본을 쌓아야 한다고 하지만 적정 자본규모는 스트레스 상황을 어디까지 두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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