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투입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시점의 문제일 뿐

최동수 기자
2016.05.25 11:54

25일 채권단 회의…3년 4.5조 투입하고도 4년연속 영업손실

STX조선해양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STX조선 채권단(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서 채권단은 STX조선의 재실사 결과에 대한 초안을 바탕으로 법정관리 여부 및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 채권단이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STX조선은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를 밟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청산된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것보다는 법정관리로 처리하는 것이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의 법정관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 변수는 STX조선 신용공여액 중 1조2000억원 가량 되는 선수금환급보증(RG)이다. 법정관리에 가면 RG 콜(선수금환급 요구)이 발생해 은행들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갚아야 한다. 채권단은 지난해말 건조중인 선박을 우선 인계해 RG를 해소하자는 입장이었다. STX조선이 건조 중인 선박이 내년 상반기쯤 대부분 인도될 예정이라 내년 상반기 인도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1조원 가량의 RG가 사라지게 될 예정이다.

즉 채권단에서는 시점만 다를 뿐 법정관리 행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에서는 RG 콜로 인한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법정관리를 가는 것이 채권단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과 건조중인 배를 인계해 RG를 해소한 후 법정관리를 신청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의 금융권 채무는 4조원 이상의 대출금과 1조원 이상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합쳐 총 6조원에 달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RG를 포함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이 1조3천2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2천200억원 순이다.

세계 4위의 대형조선사였던 STX조선은 조선업 업황불황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2013년 4월 채권단 공동관리절차에 들어갔다. 업황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저가수주에 나선 것이 재무상태를 악화시켰다. 채권단은 지난 3년 동안 STX조선에 4조5000억원을 투입했지만 회사를 일으키지 못했다.

STX조선은 2013년에 1조5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고 2014년에도 3000억원, 지난해에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는 적자를 지속했지만 채권단은 지난해 말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탈바꿈시키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으면서 4000억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당시 시중은행인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탈퇴하면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지금의 채권단만 남게 됐다. 회사는 3600여명이던 직원 수를 2400여명으로 감원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수주절벽 앞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성동·대선·SPP조선 등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있는 중소 조선사의 구조조정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성동조선과 대선조선은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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