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입찰자격을 주는 ‘희망수량경쟁입찰제’로 최소 4%에서 10%씩 총 30% 지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30% 지분 매각이 성공하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받는 새로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실질적인 민영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 지분 30%를 과점주주들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잠정 확정하고 최종 수요를 점검하고 있다. 최종 수요 조사가 완료되면 8월 중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정부가 예보를 통해 갖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51% 중 30%다.
잠정안에 따르면 한 곳의 개별 투자자가 살 수 있는 최소 지분율은 4%, 최대 지분율은 10%다. 또 과점주주에게 부여되는 사외이사 임명권은 지분 4%당 한명씩으로 의견이 모였다. 4%~7%는 한 명의 사외이사를, 8~10%는 두 명의 사외이사를 임명할 수 있다.
매각 방식은 ‘희망수량경쟁입찰제’로 가닥이 잡혔다. 입찰 공고 후 투자자들에게 희망가격과 희망수량을 제출하도록 하고 높은 가격을 쓴 입찰자부터 지분 매입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같은 가격으로 매각하는 단일가 제도도 검토됐으나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를 위해 희망수량입찰제가 더 바람직하다고 중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시 가격 요소와 정성적 요소는 8대 2의 비중이 유력하다. 경영권 매각이 아닌 과점주주 방식 매각인 만큼 가격 요소의 비중을 80%로 높일 방침이다. 이같은 잠정안의 골격이 유지되면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의 지분 매입도 원칙적으로 막을 수 없다.
우리은행 지분이 30% 팔리면 우리은행과 예보는 새로운 MOU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30% 매각 후에도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2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민영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경영에선 최대한 물러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예보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에 따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순이익률(ROA),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을 일정 수준 이상 또는 이하로 맞춰야 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정부가 경영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담긴 새로운 MOU가 우리은행과 예보 사이에 체결될 것”이라며 “예보는 과점주주들간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견제 기능만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차례 우리은행 민영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7월에는 지분을 4~10%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각 방침이 정해진 뒤 아부다비투자공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과 초기 단계의 매각 논의가 이뤄졌지만 유가 급락 등으로 실제 지분 매각이 이뤄지진 못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8월 중 우리은행 지분 매각공고를 낸 뒤 9월경 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계획대로 일정이 추진되면 이는 지난해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방식이 결정된 뒤 공식적으로 추진되는 첫 지분 매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