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손보험, 진료항목·치료횟수 따라 보험료 차등부과

권화순 기자
2016.06.10 04:15

금융당국 16일 정책 세미나서 '실손보험 상품개혁안' 제시..'과잉의료' 제동될 듯

이르면 내년부터 병·의원 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진료비 보장 범위와 치료 횟수에 따라 차등화된다. 지금 판매되는 실손보험 상품은 보장 범위가 동일하고 치료비 한도나 진료 횟수도 모두 똑같다. 앞으로는 가입자가 자신이 원하는 보장 범위를 선택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험료를 내는 방식으로 개선돼 '과잉의료'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보험연구원은 오는 16일 '실손보험제도 개선방안'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실손보험 상품개혁안을 새롭게 제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 생명·손해보협회 및 의사협회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에서 벗어난 비급여 진료비를 정상화하는 것이 실손보험 문제를 푸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지만 이는 이해 당사자가 많아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어려운 만큼 우선 보험사들이 바로 손댈 수 있는 실손보험 상품 구조부터 개선하겠다는 게 당국의 의지다.

실손보험 상품개혁안에는 보장 범위와 치료 횟수 등을 차등화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가입자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담긴다. 예컨대 실손보험을 기본형과 고급형으로 나눠 가입자가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회당 15만~20만원에 달하는 도수치료나 각종 고가의 영양제 주사 등은 고급형에서만 보장하고 기본적인 진료항목은 기본형에서 보장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다.

현재 실손보험은 금융감독원이 정한 표준약관에 따라 개발돼 보험사별로 똑같은 구조의 상품이 판매 중이다. 보장범위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모든 치료, 즉 급여의 본인부담 항목과 비급여 전항목이며 입원비는 연간 5000만원 한도로 보장한다. 통원비는 1회당 진료비 25만원, 약제비 5만원 등 총 30만원까지 지급한다. 보장 횟수는 180회까지다.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실손보험은 병원을 많이 이용해 보험혜택을 많이 본 가입자와 보험금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의 형평성을 고려해 보험료가 할증되거나 할인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을 가지고 일괄적으로 보험요율을 책정했다. 하지만 실제 실손보험 혜택을 본 사람은 전체 가입자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험 혜택을 받은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렴한 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보장 범위에 벗어난 진료를 보장받지 못하면 민원을 제기할 수 있고 고급형 가입자가 고가 진료를 집중적으로 받는 '역선택' 문제도 발생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약관 개정 등 후속 작업을 거친 뒤 이르면 내년초부터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실손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은 최근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연말까지 실손보험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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