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개편 앞서 통제부터 하려는 기재부

김진형 기자
2017.11.21 04:31

기재부, 2001년엔 감독분담금의 부담금 지정 반대...국제기구도 금융감독기구의 예산 독립 권고

금융감독원의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해 예산을 기획재정부 장관이 통제하는데 대해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을 해치고 해외 사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8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한 심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7.11.10/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금감원의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상정돼 법안심사를 앞두고 있다. 정무위원회는 이에 대해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 이후로 법안 심사를 보류해 달라는 의견서를 기재위에 전달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감독분담금은 부담금관리법상 부담금이 아니라는게 다수설이었다. ‘부담금’이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해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뜻한다. 금감원의 감독분담금은 금융회사에 검사와 감독이란 ‘용역의 대가’로 받는 돈인 만큼 부담금이 아니라 서비스 수수료의 성격이라는 것.

하지만 감사원이 지난 9월 금감원의 방만경영을 지적하면서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간 협의하라고 통보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기재위와 기재부는 감독분담금이 부담금관리법이 정한 ‘부담금’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기재위는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금감원이 특정 금융기관을 실제로 검사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감독분담금을 부과하고 감독분담금의 총액을 산정할 때도 검사비용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수료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지적한 금감원의 방만 운영을 통제하기 위해서 부담금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추가했다.

하지만 감독분담금이 실제 검사와 무관하게 부과된다는 기재부 지적과 달리 금감원은 금융사고 등으로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 금융회사에 분담금을 추가로 징수하고 있다. 또 다른 나라 감독기구에는 없는 잉여금 반환제도도 운영한다. 이는 감독분담금이 남을 경우 금융회사에 반환하는 제도다. 게다가 부담금관리법이 제정된 2001년에는 기재부(당시 재정경제부)도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에서 제외해 줄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했다.

감독분담금의 부담금 지정은 국제기구의 권고나 해외 사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위해 “예산은 감독대상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로 조달하고 정부가 예산을 사전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해외 사례도 마찬가지다. 정무위는 “민간재원으로 운영되는 미국, 유럽의 금융감독기구는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정부부처의 통제는 최소화하고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의회에 연례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감독기구의 예산 통제 문제는 독립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하는데 기재부가 신중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하면 독립성을 갖춘 금융감독기구의 여건을 마련하느냐가 초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분담금: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과 검사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걷는 돈이다. 2017년 기준 2921억원으로 금감원 전체 예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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