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방병원 3분의 1 밀집, 광주에 무슨 일이

전혜영 기자
2018.01.31 04:58

광주, 한방병원수 98개로 전국 최다…전라도까지 합치면 절반이 몰려, 보험범죄도 극성

광주에 전국 한방병원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한방병원 수는 서울보다 두 배 이상 많고 부산과 비교하면 열 배 이상 많아 과잉진료와 보험범죄 위험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의 한방병원은 2012년 181개에서 지난해 311개로 5년간 130개가 늘어났다.

특히 광주는 98개의 한방병원이 밀집해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광주 인근인 전북(29개)과 전남(24개)까지 합치면 이 부근에 전국 한방병원의 절반가량인 151개가 몰려있다.

광주는 2012년에도 한방병원 46개가 성업하며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한방병원이 매년 꾸준히 개원해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경기(45개)와 서울(44개)의 한방병원 수는 광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22개), 부산(9개), 경남(8개), 대전(7개), 충남(6개), 충북(6개), 경북(5개) 등도 광주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 인근에 유독 한방병원이 집중돼 있는 이유는 호남 지역에 한의대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국 12개 한의대 중 동신대, 원광대, 우석대 등 3개가 호남 지역에 있다. 해당 학교 출신 한의사들이 광주를 비롯한 전라도를 중심으로 개업하는 사례가 많아 한방병원이 눈에 띄고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한방병원 수가 늘면 과잉진료나 보험사기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환자가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이 있는 국민건강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은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어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비급여 진료로 분류되는 첩약, 약침, 한방물리요법 등까지 환자가 한 푼도 부담할 필요 없이 모두 보장해준다.

실제로 자동차사고 발생 후 입원하는 비율(입원율)을 보면 2016년 기준 광주(60.4%), 전남(58.2%), 전북(53.0%)이 서울(25.7%), 부산(26.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광주(96.2%), 전북(94.5%)은 전국 평균(89.0%)은 물론 서울(93.9%), 경기(89.0%) 등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지난해에는 광주지방경찰청과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이 광주지역 보험범죄 척결을 위한 특별단속을 실시해 한방병원 19곳의 보험범죄를 적발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광주와 전라도 등 호남 지역에 한방병원이 많다 보니 과잉진료나 보험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며 “서류상으로만 입원하는 ‘페이퍼환자’, 외출이나 외박이 자유로운 기숙사형 병원 등의 보험범죄 행위가 한방병원에서도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한방보험금과 관련해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미한 사고에 대한 과잉진료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가입자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만큼 법과 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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