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 내부자 신고제, 연내 전 금융권으로 확대

전혜영 기자
2018.06.29 04:49

금감원, 내부자 신고제도 모범규준 초안 마련해 의견수렴 중…금융사 통제 강화 수단 우려도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권이 도입한 내부자 신고제도 모범규준이 보험· 증권·카드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다. 금융사의 내부신고를 활성화해 횡령이나 사기 등 금융사고를 효율적으로 막자는 취지지만 금융감독원에 신고내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금융당국의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사와 임직원의 위법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권 공통의 ‘금융회사 내부자 신고제고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초안을 만들어 업계 의견을 취합 중이며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각 금융협회는 최종안에 따라 모범규준을 채택하고 각 금융사는 내규를 통해 이를 준용하게 된다.

내부자 신고제도는 2011년부터 은행권이 모범규준을 마련해 운영해왔다. 이번에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면 금융사는 내부자 신고제도를 전담할 조직을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 금융사 내부자는 금융사나 임직원 개인의 위법행위 등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금융사, 금융협회, 금감원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대상 행위는 △횡령, 사기, 공갈, 배임, 절도, 금품수수 등 형법 등과 관련된 범죄 혐의가 있는 행위 △업무와 관련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가 있는 행위△상사의 위법 또는 부당한 지시 행위 △성희롱 및 성폭행 행위 △위법 또는 부당한 업무처리로 금융사의 공신력을 저해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 등이 해당한다.

금융권에서는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내부자 신고제도 운영조직이 금감원에 정기적으로 운영현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호소한다.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금감원에 과잉 감독이나 통제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초안에 따르면 내부자 신고제도 운영조직의 장은 연 1회 이상 신고제도의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점검내용을 매년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각 금융협회를 통해 접수된 내용도 금감원 보고 대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고대상 행위들은 해당 금융사에 민감한 사안들인데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외부이자 감독당국인 금감원에 이를 다 보고해야 하는 셈”이라며 “금감원과 껄끄러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고 내용들이 감독이나 검사의 빌미를 줄 수 있는 등 당국의 금융사 통제 강화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시행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신고 운영조직이 상급기관이나 감독기관에 현황을 보고 하도록 돼 있어 모범규준 초안에도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며 “아직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와 더 논의하면서 금융사의 신고 범위와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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