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 붕괴·금융위기 때도 이랬는데"…美 증시에 '경고등'[오미주]

"닷컴버블 붕괴·금융위기 때도 이랬는데"…美 증시에 '경고등'[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5.08 18:05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다 7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하며 한숨을 돌렸다. 반도체주가 단기간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과열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미국 증시는 추가 상승이냐, 조정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 셀렉트 섹터 SPDR ETF(XLF)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금융 셀렉트 섹터 SPDR ETF(XLF)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미국 증시의 약세 반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주가 2000년 닷컴버블 때만큼 급등한 것을 위험 신호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업종의 부진한 흐름을 불길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침체장 직전에는 금융주가 시장 평균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운 테크니컬 인사이츠의 창립자인 스콧 브라운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에서 금융주 없는 강세장은 없다"며 금융주가 랠리를 주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금융주가 최소한 상승세에 동참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주는 지난 수개월간 강세장에서 소외돼 있었다.

심코프의 투자결정 리서치 부문 글로벌 팀장인 멜리사 브라운은 금융주 부진에 대해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금융 시스템이 서로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고려하면 사모신용시장의 문제가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 파고 등의 금융회사들이 지난 4월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S&P500지수의 금융섹터 ETF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금융 셀렉트 섹터 SPDR ETF(XLF)은 올들어 7일까지 5.9% 하락했다. 반면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7.2% 상승하며 지난 17거래일 중 10거래일 동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라운 테크니컬 인사이츠의 브라운은 금융주의 이러한 약세 때문에 주식시장에 경계심을 갖게 된다며 "신고점은 항상 존중해야 하지만 지금 시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거나 더욱이 반도체주 랠리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주가 증시에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며 S&P500지수가 신고점을 경신하는 동안 XLF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XLF가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 캡쳐
/마켓워치 캡쳐

이전에도 S&P500지수가 사상최고치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XLF가 200일 이평선 밑에 머물렀던 적이 32번 있었다. 이 가운데 29번은 한달 후 S&P500지수가 약세를 보였고 한달간 평균 하락률은 3.3%였다.

6개월 후에는 S&P500지수가 18번 하락하고 14번 상승했다. 1년 후에는 15번 하락하고 17번 상승했으며 1년 평균 수익률은 4.6%였다. 1년 후 S&P500지수가 하락한 경우 수익률 범위는 -1.9%에서 -41.5%였다. 상승한 경우 수익률 범위는 3.5%에서 31.9%였다.

현재 XLF는 S&P500지수의 11개 섹터 ETF 가운데 50일 이평선까지 200선 이평선 아래에 있는 유일한 ETF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시그널은 S&P500지수와 비교한 XLF의 상대 성과가 1998년 12월22일 XLF 도입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S&P500지수와 비교한 금융주의 상대 성과가 2000년 코로나 약세장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쁘고 1990년대 닷컴 버블 때보다는 훨씬 더 저조하다는 의미다.

/마켓워치 캡쳐
/마켓워치 캡쳐

중요한 것은 닷컴 버블 붕괴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지금처럼 S&P500지수와 비교한 금융주의 상대 성과가 약화됐다는 점이다.

닷컴 버블 당시 XLF는 1999년 4월부터 S&P500지수 대비 상대 성과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S&P500지수가 정점을 찍기 11개월 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XLF가 2007년 2월부터 S&P500지수 대비 저조한 흐름을 보였고 S&P500지수는 약 8개월 뒤 고점을 쳤다.

금융주가 주식시장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금융회사가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돼 자금 수요가 줄거나 은행들이 신용 관리를 위해 자금 공급을 줄이면 경제 성장세가 약화된다.

하지만 브라운 테크니컬 인사이츠의 브라운은 주식시장이 언제 정점을 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증시가 침체장에 접어들기 한참 전에 경고 신호가 나타나기도 하고 노란색 경고등이 켜졌다고 모두 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단기 급등한 반도체주에 대해선 비중을 늘리기보다 차익 실현을 시작할 때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8일엔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4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5만3000명 늘어 노동시장이 급격히 약화되지 않고 완만한 둔화세를 겪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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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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