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생명 조직개편…63년만에 '사업부' 없앤다

전혜영 기자
2020.01.03 04:21

FC영업본부, 지역단 중심으로 개편 검토…영업 경쟁력 강화 취지, 삼성그룹 인사 후 순차적으로 이뤄질 듯

삼성생명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삼성생명이 전국의 영업 총괄 조직인 사업부를 없애고 지역단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개편한다. 중간 관리 조직을 줄여 영업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사장단·임원 인사를 앞두고 영업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시장포화로 인한 성장의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사업부를 과감하게 없애고 지역단을 중심으로 영업 조직을 운영하는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기존에 사업부에서 해오던 마케팅 기획과 지원 업무 등을 각 지역이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단장에게 예산과 마케팅 권한을 대폭 위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역단의 자율성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생명보험업계는 금리에 민감한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의 비중이 높은데 최근 몇년간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워졌다.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을 제시하고 일정 수준의 금리를 내줘야 하는데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건강·상해보험 등 보장성 상품 위주로 주력 상품을 바꾸고 있지만 시장포화로 판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보험사들은 부채 적립 부담이 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76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3.4% 줄었다.

삼성생명은 현재 FC영업본부 산하에 4개 사업부, 86개 지역단, 61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의 영업본부 아래 4개 사업부를 통해 전국 지역단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영업조직을 관리해 왔다. 삼성생명 뿐 아니라 대부분의 보험사가 비슷한 구조로 영업본부를 꾸리고 있다. 특히 대형사의 경우 전속설계사 규모가 1만~2만명이 넘을 정도로 방대해 조직 관리에 차원에서 중간 총괄 조직이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다. 삼성생명도 1957년 설립이래 지역에 총괄 조직을 두지 않고 지역단 운영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삼성그룹의 사장단·임원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삼성생명은 영업 조직에 변화를 준다는 구상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11월 지역단장에 대한 인사를 마쳤다. 각 사업부는 임원이 총괄하고 있어 사업부 폐지 등은 사장단과 임원 인사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력절감으로 인한 비용 감소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영업조직의 자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사업부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조직개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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