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캐피탈사 '중고차 매매업' 가능할까… 부수업무 허용 검토

이창섭 기자
2025.03.03 07:10

'KB차차차' 플랫폼 강화하고 싶은 KB캐피탈… 매매 알선에 걸려 '중고차 매매업'으로 등록해야
다른 법령 제한 없다면 등록 허용해야… 금융당국 "여전법상 부수업무로 봐도 되는지 신중히 검토"

자동차 매매업 등록 관련 법령/그래픽=김지영

금융당국이 캐피탈 업계의 '자동차(중고차) 매매업' 진출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이 자사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여전법상 KB캐피탈의 부수업무로서 중고차 매매업을 허용해줄지 검토에 나섰다. KB캐피탈이 직접 차를 팔지 않아도 매매를 중개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중고차 매매업자로 등록해야 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업계로부터의 요청도 있어서 과연 부수업무에 해당할 수 있는지 등을 포함해 신중하게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신차와 이륜차를 제외한 자동차의 매매·매매 알선 등을 수행하는 일이다. 등록 절차는 국토교통부 소관인 '자동차관리법'에 명시돼 있다. 중고차 매매업 등록 신청서는 구청장·시장 등에 제출해야 한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고, 다른 법령에 따른 제한이 없다면 등록을 허용해줘야 한다.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중고차 매매업 등록을 여전법상 부수업무로 봐도 되는지 따져보는 것도 '다른 법령에 따른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다만 KB캐피탈은 중고차 매매업을 허용받아도 직접 판매 시장에 뛰어들진 않을 계획이다. KB캐피탈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의 서비스 확대를 계획 중이다. KB차차차는 중고차 판매·구매자가 만나서 거래하는 공간을 제공하지만 KB캐피탈이 당사자들의 거래에 직접 개입할 순 없다. 가령 중고차 매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KB캐피탈은 KB차차차에서 판매·구매자 거래를 직접 중개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지만 이 경우 자동차관리법에 명시된 '매매 알선'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매매 알선을 하려면 중고차 매매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KB캐피탈이 금융당국에 부수업무 가능 여부를 문의한 이유다.

캐피탈사 부수업무 확대는 업계 숙원이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성장·수익성이 둔화하면서 캐피탈 업계는 위기를 겪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규모 부실 때문에 영업 자산 확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캐피탈의 전통적인 먹거리였던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 카드사가 진출하면서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이에 캐피탈사에 부수업무를 적극적으로 허용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캐피탈사가 중고차 매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리스 반납차나 할부 연체차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차 금융 시장에 빅테크 업체가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고차 매매업 허용은 캐피탈사가 리스 반납차와 할부 연체차 같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현금화할 수 있는 중요한 경로가 된다"며 "부수업무 확대는 단순히 새로운 수익 창출을 넘어서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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