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희망퇴직 인원 대비 채용인원을 축소하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이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4대은행은 올해 총 정규직 신입사원 1185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4대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1596명이다. 퇴직자가 신입사원 수보다 411명이 더 많다. 이는 전년도 희망퇴직인원과 신규채용자수 차이보다 훨씬 커진 수치다. 2023년 4대은행은 202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고, 총 188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140명 차이를 보였다.
비대면 영업 확대 등으로 점포수가 줄면서 정규직 은행원 채용이 빠르게 줄고 있다. 실제로 올해 4대은행은 하반기 채용인원을 상반기보다 확대했지만 지난해 1880명 대비 695명이 줄었다. 올해는 우리은행이 385명으로 가장 신입사원 채용인원이 많지만 지난해 500명 대비 대폭 채용 규모가 축소됐다. 이어 하나은행 320명, KB국민은행 290명, 신한은행 190명 순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주요 은행 가운데 퇴직자 수보다 신규 채용자 수가 많았다. 농협은행에선 지난해 희망퇴직자 등 391명이 떠났고, 올해 상반기 공채 없이 하반기에만 총 565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신규채용이 174명 많지만 농협은행의 채용인원도 지난해 1145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은행의 비대면 영업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채용규모는 줄고 있지만 채용분야나 전형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채용 즉시 일할 수 있는 퇴직인원을 재채용하거나 청년 인턴 전형을 늘리는 추세다. 별다른 입사 교육과정이나 적응기간 없이 곧바로 업무가 가능하고, 정규직에 비해 임금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은 내부통제나 금융소비자 관련 업무 등에 퇴직자 등 경력직을 별도 전형으로 선발해오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내부통제 인력' 전형에 80명의 퇴직자를 재채용키로 했다. 또 하반기 채용 과정에서 총 200명 규모의 '영업점 창구업무 지원인력' 전형을 신설했다. 청년·장년·경력단절 인력 등 다양한 계층의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창구업무 비용 효율화를 위한 전략이다. 선발된 직원들은 영업점의 단순·간편 업무를 지원해 고령자·장애인을 돕는 업무를 맡는다.
반면 최근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는 해킹이나 보이스피싱 등에 대비한 고급 기술인력 채용에는 적극적인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디지털 분야 강화를 위해 HR그룹 안에 'TECH인사부'를 신설했고, 올해 처음 TECH 부문 채용을 실시했다. 기술분야 지원자들은 일반 은행원들과 달리 코딩테스트 등을 거쳐 전문성을 검증 받아 채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선 사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고, 그보다 조금씩 채용인원을 줄여 몸집을 줄이고 있다"며 "특히 일반행원의 역할이 확실히 줄고 퇴직자 재채용을 통해 업무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채용 방향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