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미들' 없게… 윤병운 NH투자證사장 "모험자본 활성화 필요"

성시호 기자
2025.10.16 04:09

생산적 금융확대 세미나… "시리즈 B·C기업, 지분희석 최소화"
그로스PE·메자닌PD 활용안 제시… 전통산업구조조정도 지원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생산적 금융 실행방안으로 성장단계 스타트업인 시리즈B·C 기업에 모험자본을 투입하면서 전통산업을 위한 구조조정 금융을 확충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은 15일 열린 '생산적 금융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IB(투자은행)업무는 지난해 48%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쏠렸다. 모험자본 투자는 2% 미만에 그쳤다. 윤 사장은 "2022년 미국은 GDP(국내총생산)의 30% 이상을 성장산업에 투자했다"며 "금융담당자로서 금융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 기업생태계의 취약한 지점이 시리즈B·C 단계 자금공백 '미싱미들'(Missing Middle)이라며 이를 그로스PE(소수지분 투자)와 메자닌PD(전환·후순위채 기반 자금)로 메우는 전략을 제시했다. 확장단계 기업이 경영권 위협을 초래하는 지분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빠르게 규모를 키우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다.

윤 사장은 "스타트업은 액셀러레이터에 이어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은 뒤 기업공개(IPO)로 가는 게 일반적인데 선진국에선 그 중간에 의미 있는 규모확대가 이뤄진다"며 "국내는 급하게 IPO를 해 기업이 조로화하거나 IPO 밸류에이션을 낮게 받아 유입된 자금을 성장에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해법은 명확하다. 증권사가 앞장서 메자닌PD 발행주선, 총액인수를 통한 투자수단 제공, 세컨더리 마켓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고 어려운 기업은 M&A(인수·합병)를 통해 사업모델을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조적 침체에 들어선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산업에 대해 윤 사장은 금투업계의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이 NPL(부실채권)·DIP(회생기업자금대여)·M&A 자문 등 구조조정 금융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다.

윤 사장은 "특수금융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할 분야"라며 "유휴설비 통합을 위한 M&A, 경영구조 개선과 신사업을 지원하는 금투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제도확대로 증권업계의 기업금융 투자여력은 2030년말 112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지정결과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윤 사장은 "부동산이 아니라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하고 거대한 자금을 누가 효율적으로 써서 경제를 살리느냐가 금융사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금투업계가 침체한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