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월 무이자 덕분?… 해킹에도 롯데카드 탈퇴율 1% 미만

이창섭 기자
2025.10.31 10:00

지난 8월 대비 회원 수 감소율 0.89%
일부 고객, '해킹'에 둔감… 귀찮다는 이유로 재발급도 안 받아

9월 말 기준 롯데카드 회원 수/그래픽=김지영

정보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를 탈퇴한 고객이 전체 회원의 1%도 되지 않았다. 민감한 신용정보 유출이라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탈회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60개월 무이자' 등 롯데카드가 공격적으로 펼친 장기 할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롯데카드 회원 수는 939만2000명이다. 지난 9월 한 달간 약 16만명이 롯데카드를 해지했다. 동시에 약 7만3000명 회원이 새로 가입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8월 대비 순감소 회원 수는 약 8만4000명이다.

정보유출이 알려진 이후 롯데카드 회원의 순이탈률(순감소/8월 말 기준 회원 수)은 0.89%로 1%가 되지 않는다. 해지율(해지/8월 말 기준 회원 수)은 1.69%다.

업계에선 해킹 사태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탈회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본다. 롯데카드 해킹으로 약 28만명 회원의 신용카드 CVC와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민감한 개인 신용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부정 사용 위험에까지 노출됐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등만 유출된 2014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와는 차원이 다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탈회는 혜택이 아주 좋은 카드가 단종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어 전례가 없는 수준은 아니"라며 "다만 한 달 새 10만명 이상의 탈회는 최근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장기 무이자 할부 정책이 회원 탈퇴를 억제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객이 롯데카드를 이용해 고가 상품을 장기 할부로 구매했다면 당장의 해킹 사태에도 회원을 해지하기가 쉽지 않다. 롯데카드로 카드론을 받은 고객이라면 대출금을 다 갚기 전에는 탈회를 마음먹기가 어렵다.

특히 롯데카드는 파격적인 장기 무이자 혜택으로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롯데카드의 '네이버페이 쇼핑엔로카' 상품이 있다. 해당 신용카드는 이벤트 기간 내 조건을 충족한 회원에게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또 오는 연말까지 해당 카드를 보유한 모든 고객에게 18개월 무이자 할부 결제를 지원한다.

롯데카드는 지난 3월 초장기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주요 가구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 시 12~48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디지털 가전제품 구매에는 최대 60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다. 게다가 롯데카드는 이번 사태로 정보가 유출된 297만명 회원 전원에게 오는 연말까지 무이자 할부 10개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할부금을 모두 갚기 전까지는 롯데카드 이용을 멈추기 어렵기 때문에 탈회 규모는 시차를 두고 서서히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고객은 해킹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기도 한다. 최근 사회에서 정보유출이 빈번하게 일어나기에 이번 해킹 사건도 예민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민감 신용정보가 유출된 28만명 회원 중에서 약 5만명은 여전히 카드 재발급이나 비밀번호 변경, 회원 탈퇴 등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회사 측이 이들 회원에게 지속적으로 카드 재발급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보호조치를 받기를 거절하는 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나머지 고객분들에겐 계속 재발급 등을 안내해 드리고 있다"며 "이번 정보유출과 연관된 피해가 확인되면 전액 보상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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