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수장에 '내부 출신'…기업은행장도 관료 출신 배제되나

박소연 기자, 이창명 기자
2025.11.06 06:30
황기연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 프로필/그래픽=이지혜

신임 한국수출입은행장에 내부 출신 황기연 상임이사가 발탁됐다. 한국산업은행장에 이어 국책은행장 인사에서 내부 출신 기용 기조가 이어진 것이자,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이 주로 기용됐던 관례가 연이어 깨지면서 내년 초로 예정된 기업은행장 인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 안팎에선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에 이어 수출입 은행장 역시 내부 인원을 발탁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수은은 기획재정부 산하기관으로 그간 기재부나 금융위 관료 출신이 수장을 주로 맡았단 점에서 현 정부의 기재부 출신 배제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국무조정실장과 통계청장, 관세청장, 조달청장 등 기존에 기재부 출신이 주로 발탁됐던 요직에 내부 출신이 인선됐다. 기재부의 예산 기능 분리를 추진하고 있단 점에서 기재부 힘빼기란 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출신을 등용하면 일단 그림은 나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정부가 검찰개혁에 일단 방점을 두고 있지만 그간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론 모피아를 타깃으로 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내부 출신 수장 발탁 기조가 마지막 남은 국책은행장 인사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 종료가 내년 1월2일로 다가왔는데, 금융권에선 연임보다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창립 이래 연임 사례는 두 차례밖에 없는 데다 김 행장 임기에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없이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역대 행장 중 내부 출신은 김 행장을 포함해 5명뿐이고 대부분 금융위나 기재부 출신이 발탁됐다. 다만 최근 10년간은 윤종원 전 행장 한 명을 제외하고 네 명이 내부 출신으로 행장에 올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금융감독원, 재무부(현 기재부) 등 외부인사가 주로 임명됐지만 최근 5번 기준으론 내부 출신이 4명 임명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의 대규모 금융사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대두된단 점에서 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부 출신의 조직 쇄신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김 행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당대출 사고를 축소 보고했단 의혹 등으로 여당의 강한 질책을 받았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단 뜻을 밝혔다. 사실상 내부 출신 인사를 희망한단 의미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기업은행 노동자에게 중요한 것은 행장의 출신보다 얼마나 조직을 잘 알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 전문성과 비전"이라며 "현 집권 세력이 윤석열 정권에서 만연했던 '함량 미달 측근 임명, 보은 인사'를 답습한다면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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