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대출 연장때 RTI 적용 검토..빌라·다세대 '폭탄' 맞나

권화순, 김미루 기자
2026.02.18 13:30
5대 은행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그래픽=이지혜

금융당국이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의 만기를 연장할 때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대출연장 관행을 비판하자 후속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를 넘지 않으면(규제지역 기준) 만기시 대출을 갚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대사업자 대출의 대부분은 아파트 보다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가 많아 세입자 보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1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 실태파악 및 만기연장 제한 대책을 논의한다. 이재명 재통령이 지난 12일 X계정(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는 지적에 따라 지난 13일 금융권 가계담당 임원을 소집한 데 이어 두번째 긴급 점검 회의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대출 중 특히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의 만기연장 관행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개인 명의로 받는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15년 이후 대부분 원금분할 상환에 만기가 30~40년으로 길어서 만기연장 제한 효과는 거의 없다. 이에 반해 임대사업자 대출은 만기 3~5년에 만기에 원금을 일시상환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9·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매입 임대사업자의 신규 대출은 이미 금지됐으나 그 전에 대출을 받은 임대사업자들은 별다른 심사없이 1년 단위로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5대 은행 기준 주거용 임대사업자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7838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신규 대출과 마찬가지로 만기 연장시에도 RTI를 깐깐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RTI 규제는 임대소득을 대출이자로 나눈 비율로 규제지역은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 이상이어야 신규 대출이 나간다. 이 규제는 지난 2018년 도입됐으나 신규 대출에만 적용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에는 RTI를 별도로 적용하지 않는다.

A 은행 관계자는 "대출 받은 시점 대비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RTI 1.5배 기준을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빠듯하다"며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이 있어야만 대출해주겠다는 건데 공실이 오래 된 곳은 대출 연장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B은행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대출 대부분이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나 다세대 등 비파아트인데 만기연장 조치가 내려지만 비아파트 세입자 보호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이 '비아파트' 잡자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비판했다.

일부 은행은 임대사업자 대출 특별약관에 재심사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만기연장을 하도록 한다. 일괄적으로 만기연장을 제한할 경우 임대사업자가 대출을 미상환시 3개월 안에 은행이 경공매로 처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입자의 보증금이 은행 대출보다 후순위로 밀리고,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만기 일시상환을 분할상환으로 전환하는 연착륙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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