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은 윤병운, NH證 내부통제 강화

김경렬 기자
2026.02.25 04:00

시스템 재구축, 불법매매 차단
임원 가족계좌까지 모니터링
업계 "시장 교란 대응 본보기"

0225-NH투자증권의-내부통제-정비현황_26/그래픽=김현정

NH투자증권이 최근 미승인 주식매매를 막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지난해 한 직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개인 일탈로 불법적인 시세차익을 거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윤병운 사장(사진)의 지시로 전방위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나선 데 따른 후속조치다. NH투자증권은 임원의 주식매수를 지난해 11월부터 완전히 금지하고 현재는 기존에 매입한 주식만 매도 가능토록 내부통제 지침을 세웠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승인 없는 매매를 원천차단하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지난 6일 완료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법 주식매매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윤 사장의 지시로 전담 TFT(태스크포스팀)를 신설했다. 윤 사장이 해당 TFT의 팀장으로 △미공개정보 이용방지 시스템 △임원 책임수위 △교육실태 △제보체계 등의 구조적 취약점을 점검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미공개정보 이용혐의에 대해 '사후적발'에서 '사전차단'으로 단계적인 대응수위를 높였다. 관련 내부통제 책임은 특정 부서 역할이 아닌 전사 역할로 확대한 상태다.

지난해 미공개정보 이용사건을 겪은 NH투자증권은 이를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계기로 삼았다.

NH투자증권의 경영진은 현재 국내 상장주식을 매입할 수 없다. 임원들은 불공정거래 방지 관련 준법서약서를 제출했고 증권계좌 보유현황과 거래내역도 자진신고했다. 특히 이들은 가족명의의 계좌에 대해서도 회사 차원의 모닝터링을 수용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공개정보를 포함한 각종 중대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원칙으로 엄중조치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의 도입을 공식 선언했다. 내부제보와 그에 따른 포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내규정도 개정했다. 지난달에는 미공개정보 취급 임직원이 등록관리시스템에서 프로젝트 참여시점부터 매매가 제한되는 시스템도 새로 도입했다. 이어 이해상충이 우려되는 부서의 국내 상장주식 거래에서 부서장의 사전승인 권한도 강화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방안이 앞으로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증권사 대응의 기준지침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편 NH투자증권은 빠른 내부통제 강화조치를 통해 IB(투자은행) 업무를 차질 없이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은 올 들어 에코마케팅, 더존비즈온 등의 공개매수 주관업무를 잇따라 수임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최근 시작한 더존비즈온 공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인 2조2000억원에 이른다. 해당 거래의 발행사 EQT파트너스는 주관사를 선정할 때 글로벌 수준의 높은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위기 앞에서 최소한의 수습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간 선택은 단기적 성과보다 중장기적 신뢰를 우선시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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