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삼수생 꼬리표를 떼고 약점인 자본력을 보강하면서 혁신금융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5일 케이뱅크의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케이뱅크가 2022년 6월 첫 도전 이후 3년여 만의 성과다.
지난 두 번의 상장 도전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2022년 첫 번째 도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철회했고, 2024년 두 번째 도전은 수요예측 부진으로 실패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도전인 만큼 케이뱅크는 몸값을 낮췄다. 2024년 9월 두 번째 IPO 도전 당시 책정한 공모희망가는 9500~1만2000원이었지만 이번엔 최종 공모가를 8300원으로 낮췄다. 그 결과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는 13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0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3673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8배 수준으로,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가 PBR 2배인 점을 고려했을 때 상승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갑작스러운 이란발 '중동 쇼크'에 증시가 폭락한 상황이라 시초가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으로 자본력이 확충되면서 신규 여신 약 10조원 이상을 성장시킬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자본금 부족은 케이뱅크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 케이뱅크는 2017년 6월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등 자본 여력에 따라 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으며, 2019년 4월엔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아예 중단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약 15%로, IPO 이후엔 20%대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자본비율을 높여서 여신 등 기초체력을 높일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을 활용해 여·수신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업대출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오는 2030년까지 가계와 SME(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비중을 5대5로 맞춘다는 목표다.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도 강화한다. 주식·채권은 물론 가상자산, 금 등 대체투자까지 아우르는 상품군을 구축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기업과의 제휴도 확대한다. 상장 후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과 스테이블코인, AI 등 신사업 투자와 함께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인 중소기업 대출 진출에 따른 시스템 구축 투자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