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은행 공격" 경고…은행권, 중동 주재원 업무 거점 국가로 대피

김도엽 기자
2026.03.12 15:59

-IB 업무 가능한 유럽, 지점 설립된 인도 등으로 우선적으로 이동
-"비상상황에도…재택근무 및 본점 지원 통해 원활한 금융서비스 제공"

국내 은행 중동 영업점 현황/그래픽=이지혜

이란이 중동 내 금융기관과 은행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면서 중동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현지 주재원을 대피시키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은행들은 인근 국가나 관련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국가로 이동해 중동 관련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신한은행 등은 이란과 인접한 국가인 바레인과 두바이 등에 파견된 주재원들을 인근 국가나 관련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국가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맞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현지 주재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치에 나선 것이다. 전날 이란 군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적들이 중앙은행과 금융망을 먼저 공격해 민중의 삶을 위협했기에 '눈에는 눈, 은행에는 은행'의 원칙에 따라 그들의 자본이 흐르는 모든 거점을 타격할 것"이라며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의 경제 거점과 은행을 공격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니 은행에서 1㎞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우선 하나은행은 앞서 바레인 지점 주재원 3명을 인접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임시 대피시켰으나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조만간 인도로 재차 이동시킬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인도 내에 구루그람, 뭄바이, 첸나이, 데바나할리 등 4개 지점을 두고 있다. 중동지역에 진출한 지상사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인근 해외 중 지점이 설립돼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택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에도 재택근무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 하나은행은 UAE의 아부다비 지점과 두바이 사무소에 각각 4명과 1명의 주재원을 파견해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본점의 지원 등을 통해 현재까지 재택근무 이전과 달리 제한되는 금융서비스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중동 지점 주재원을 대피시킨 것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3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중동지역에 나가 있는 우리은행 임직원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함에 따른 조치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바레인 지점 주재원 4명을 독일에 있는 우리은행 유럽법인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두바이 지점 주재원 4명을 인도 뭄바이 지점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특히 바레인 지점은 IB(투자은행)를 주 업무로 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IB업무를 담당하는 유럽법인으로 이동할 경우 업무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바이에 지점을 두고 있는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주재원 3명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바이 현지와 은행 본부 간의 실시간 소통망을 구축해 주재원의 안전과 현지 동향 등을 확인하며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파견된 주재원의 가족의 경우에는 대부분 국내로 복귀한 상황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9일까지 가족들이 전부 국내로 입국했으며, 하나은행의 경우 이번주 내에 가족 전원이 국내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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