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軍 "은행서 멀어지라" 경고… 중동 주재원 긴급 대피

김도엽 기자
2026.03.13 04:09

"그들의 자본이 흐르는 모든 거점 타격할 것" 성명
바레인·두바이로 직원 파견한 하나·우리·신한銀
인도·유럽등 인접국 이동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

국내 은행 중동 영업점 현황/그래픽=이지혜

이란이 중동 내 금융기관과 은행에 대한 공격을 경고함에 따라 중동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현지 주재원에게 대피를 지시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다. 은행들은 인근 국가나 관련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국가로 이동해 중동 관련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신한은행 등은 이란과 인접한 국가인 바레인과 두바이 등에 파견된 주재원들에게 인근 국가나 관련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국가로 이동을 지시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맞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현지 주재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전날 이란군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적들이 중앙은행과 금융망을 먼저 공격해 민중의 삶을 위협했기에 '눈에는 눈, 은행에는 은행'의 원칙에 따라 그들의 자본이 흐르는 모든 거점을 타격할 것"이라며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의 경제거점과 은행을 공격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니 은행에서 1㎞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우선 하나은행은 앞서 바레인 지점 주재원 3명에게 인접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임시대피토록 했으나 현지상황이 악화하자 조만간 인도로 재차 옮기도록 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인도에서 구루그람, 뭄바이, 첸나이, 데바나할리 4개 지점을 운영한다. 중동지역에 진출한 지·상사 등에 금융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인근 국가 중 지점이 설립된 곳을 우선적으로 택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로 전환토록 지시했다. 하나은행은 UAE의 아부다비 지점과 두바이 사무소에 각각 4명과 1명의 주재원을 파견했다. 하나은행은 본점의 지원 등을 통해 현재까지 재택근무 이전과 달리 제한되는 금융서비스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가장 선제적으로 중동 지점 주재원을 대피시킨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3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중동지역에 나가 있는 우리은행 임직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데 따른 조치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바레인 지점 주재원 4명에게 독일에 소재한 유럽법인으로 이동을 지시했다. 다음날(10일)엔 두바이 지점 주재원 4명이 인도 뭄바이 지점으로 옮겼다. 특히 바레인 지점은 IB(투자은행)를 주업무로 하기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유럽법인으로 이동하면 업무의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바이에 지점을 둔 신한은행은 주재원 3명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정상영업을 이어갔다. 두바이 현지와 은행 본부간 실시간 소통망을 구축, 주재원의 안전과 현지동향 등을 확인하며 추가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파견된 주재원의 가족은 대부분 국내로 복귀한 상황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9일까지 가족이 전부 입국했으며 하나은행은 이번주 내에 가족 전원이 국내로 돌아올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