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암서 전이된 암도 일반암으로 물어줘라"…보험사 수천억 청구서

이창명 기자
2026.03.19 16:55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갑상선암과 같이 보험금이 적은 소액암에서 전이돼 발생한 일반암(고액암)에 대해서도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금융당국이 요구하면서 보험사들이 비상에 걸렸다. 보험업계는 보험사마다 수백억원의 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 임원들을 불러 원발암 관련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보험사에 일반암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소액암이란 갑상선암, 기타 피부암, 경계성 종양, 제자리암 4종의 암을 말한다. 소액암은 치료비가 적게 들고 완치율이 높아 보통 일반암의 10~20% 수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된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최초 갑상선암과 같은 소액암이 전이돼 림프암 같은 일반암으로 번졌을 경우 원발부위 기준분류 조항에 근거해 최초 발생한 갑상선암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왔다. 반면 가입자들은 전이된 부위 기준으로 일반암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원발 부위에서 발생한 암에 대해서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특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경우 원발 부위가 소액암이라도 전이된 일반암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가입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실제 대법원 사례에선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경우 보험금은 440만원, 림프암으로 진단받은 경우 보험금은 2200만원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보험업계에선 보험사마다 보험 상품설명서에 원발 부위에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내용을 포함한 시기가 달라 보험사에 따라 보험금 지급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상품설명서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던 기간에 판매된 보험은 소액암이 아닌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보험사들은 이미 소액암으로 지급한 보험금을 제외한 차액에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회사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보험금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해당 판결에 따른 보험금을 준비하라고 관련 임원들을 소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어서 업계 전체로는 수천억원의 보험금 지급이 이뤄져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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