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총동원해 8억 투자?…국민참여형 성장펀드 가입 제한 이유

박소연 기자
2026.03.24 18:20

비상장기업 투자하는 BDC는 여당 의원도 "위험 크다"며 세제혜택 법안 제동

국민 참여형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세제 혜택안/그래픽=김현정

정부가 오는 5월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가입연령 제한을 검토하는 이유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인 국민성장펀드가 자칫 자산가들의 재테크나 상속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생산적금융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와 벤처 혁신기업, 스케일업 기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향후 5년간 정부 보증 채권을 기반으로 한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금융권·연기금 등 민간 자금 75조원 등 총 150조원을 조성한다는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의 과실을 일반인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형 성장펀드를 준비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연간 6000억원씩 5년간 3조원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소득공제 최대 40%, 배당소득 분리과세등의 세제혜택도 부여된다. 특히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20%까지는 정부 자금으로 메우도록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어 출시되면 일반인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여당에서도 제기됐다. 정부는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안전장치도 있고 세제혜택까지 주는 상품인데 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16일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선 "국민성장펀드가 소득계층 간 과세 불공평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 "1인당 납입한도 2억원 아닌가. 예컨대 가족이 우회적으로 아들, 와이프 등을 동원하면 4인가족의 경우 8억원 정도를 투자하게 되는데 이게 저소득층인가"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란/그래픽=최헌정

한편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의 적시 출시는 빨간불이 켜졌다. BDC는 비상장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장형 공모펀드로, 개인 투자자가 상장주식 매매를 통해 간접적으로 벤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과거엔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기에 제약이 높아 기관투자가나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BDC 도입으로 개인도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정부는 BDC 활성화를 위해 3년 이상 투자하면 납입 한도 2억원까지 배당소득 분리과세(9.9%)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세제 혜택 방안의 국회 통과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조세소위에선 여당 의원의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 상품이 실제로 생기면 투자 대상은 굉장히 고위험이고 수익은 상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위험성, 안전성, 수익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운 일반 국민들은 정부의 홍보에 따라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그게 적절한가"라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BDC의 취지와 수익성 등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박수영 조세소위위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BDC는 이 상태로는 논의를 다시 할 수 없다"며 "구조적으로 수익이 나기 어렵고 국민들이 잘못 투자했다가 손실을 볼 수 있어 여야 모두 반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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