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차보험료·주유카드 할인 요청한 정부..업계 "여력 없는데"

이창섭 기자
2026.03.29 11:18

금융위, 보험·카드 업계에 고유가 지원 방안 요청
차보험 인하 및 환급·주유 캐시백 확대 등 거론
업계 "할인 여력 없어… 실제 사고율 낮아지길 기대해야"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 의무 시행 첫날인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앞에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상황 지속에 따른 승용차 5부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6.3.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정부가 고유가 대응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주유비 할인 확대를 요청해 관련 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수천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수익도 큰 폭을 줄어서다. 업계는 고통 분담이라는 정부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더는 혜택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손해보험사와 카드사 등 금융권에 고유가 대응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손보사는 차량 5부제 시행 확대와 연계한 자동차보험료 할인·환급 방안이 거론됐다. 금융위는 5부제로 차량 운행량이 줄면 사고율도 낮아질 수 있으니 보험료를 내리거나 일부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또 차량 이용자 주유비 부담 완화도 추진한다. 이에 카드업계는 주유 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주유 할인의 경우 기존 리터당 할인 혜택에 더해 일정 금액 이상 결제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주유 할인 카드는 현재 리터당 40~150원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금융당국은 이 할인 폭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같은 금융당국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이미 보험·카드 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의 자동차부문 보험 손익은 70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6983억원 늘었다. 투자손익 8031억원을 고려한 자동차부문 총손익은 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9% 줄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83.8%) 대비 3.7%포인트(P) 상승했으며 손해율과 사업 비율의 합산은 103.7%로 손익분기점(100%)을 넘어섰다.

카드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부터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이 최대 0.1%P 낮아지면서 카드업계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4427억원 줄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부담이 연간 약 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규모가 더 컸다.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2조5910억원) 대비 2308억원(8.9%)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실무선에서 차 보험 손해율과 적자가 너무 커서 할인 여력이 없다고 금융위에 난색을 표했다"며 "정부 논리대로 차량 5부제로 인해 실제로 사고율이 낮아지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결제 부문의 손실이 커서 주유 할인 확대의 여력이 안 된다"면서도 "카드론 등 일부 사업에서 수익이 나긴 하지만 카드사마다 이익이 다른 만큼 주유 혜택은 각자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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