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식 가상계좌 발급 제한"...불법도박·보이스피싱 막는다

김도엽 기자
2026.04.29 12:00
가상계좌 발급 및 재판매 구조/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불법도박과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가상계좌 통제에 나선다. 반복 입금이 가능한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을 최소화하고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의 가맹점 심사와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강화한다.

금감원은 PG사를 대상으로 '가상계좌 재판매 업무처리기준'을 도입하고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한다.

PG사는 은행 등에서 받은 가상계좌를 가맹점에 재판매하고 자금 정산을 대행하는 업체다. 일부 PG사는 가맹점이 불법도박과 보이스피싱을 통한 자금세탁을 위해 가상계좌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현행 법령상 PG사의 가상계좌 가맹점에 대한 관리의무가 없는 탓으로 보고, 행정지도로서 이번 업무처리기준을 도입한다.

핵심은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 제한이다. 앞으로 결제대금 수납용 가상계좌는 일회성 발급이 원칙이다. 고정식 가상계좌는 정기 수납 필요성 등 목적이 증빙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금감원은 고정식 가상계좌가 별도 통제 없이 반복 입금이 가능해 도박머니 충전, 불법자금 집금, 자금세탁 등에 자주 쓰였다고 설명했다.

정산 방식도 손본다. 가상계좌 정산은 일괄 정산 또는 지연 정산을 원칙으로 한다. 불법도박 가맹점의 경우 영업시간 외 새벽시간에 실시간 정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실시간 정산이 불가피하고 내부통제가 양호한 가맹점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PG사의 가맹점 관리 책임도 커진다. PG사는 가맹점의 실재성, 재무건전성, 목적 적합성 등을 심사해야 하며 거래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불법행위가 의심되면 이용 중단이나 계약 해지도 검토해야 한다. 가맹점이 가상계좌를 2차 재판매하려고 하면 PG사가 하위가맹점도 심사해야 한다.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강화된다. PG사는 가맹점에 대해 고객확인(CDD)을 이행하고 거래를 지속 모니터링해 필요시 의심거래보고(STR)를 해야 한다.

금감원은 행정지도 시행 이후 PG사의 가상계좌 재판매 내부 통제 개선 실태를 점검하고,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의심 PG사에 대해서는 테마점검 등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 등 가상계좌 최초 발급 금융사에 대해서도 PG사와 가상계좌 재판매 계약 체결시 PG사의 업무처리기준 이행 여부 등을 확인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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