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연기금, 사모대출 55.9조 투자..정부 "관리 가능하다"

권화순 기자
2026.05.26 12:00

금융사 30.5조원, 연기금 30.5조원
총자산 대비 0.42% "리스크 관리 가능 수준"
부실우려 큰 IT 업종 비중 14.8%로 글로벌사 41%대비 낮은 수준

미국발 사모대출 투자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와 연기금이 총 55조9000억원을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상호금융·증권사·은행 등 금융권이 30조5000억원,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등 연기금이 25조40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총 자산(운용자산) 대비 투자 규모는 금융권은 0.42%, 연기금은 1.2% 수준으로 투자 리스크(위험)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금융권 투자규모 30.5조원..총자산의 0.42%·IT 투자 비중은 14.8%로 낮은수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말 기준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금융권과 연기금(14곳)의 투자 규모가 각각 30조5000억원, 25조4000억원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발 사모대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권과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해서 투자 규모를 첫 공개했다. 앞서 금감원은 개인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4797억원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한 투자 규모는 개인이 아닌 기관의 투자 규모다.

금융권 및 연기금의 투자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40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5조9000억원으로 2년만에 15조2000억원(37.3%) 급증했으나 최근 부실 우려가 확산함에 따라 올해 중에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소폭 줄었다.

금융권의 경우 보험사가 20조6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투자액 30조5000억원의 절반 이상(67.4%)를 차지했다.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5대 상호금융 중앙회는 전체의 15.2%에 달하는 4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증권사가 2조8000억원(9.3%) 은행 2조원(6.5%) 순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역 총자산 7315조3000억원 대비 투자 비중은 0.42% 수준이다. 보험과 상호금융의 경우 총자산대비 투자 비중이 각각 1.53%, 1.44%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권의 투자지역별 비중은 미국이 58.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유럽 30.7%, 기타 지역 10.9% 등이었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따라 부실 우려가 가장 큰 업종인 IT의 경우 국내 금융권 투자 비중이 14.8%로 높지 않았다. 반면 글로벌 사모대출의 경우 IT 비중이 평균 41%로 절반에 육박해 부실 직격탄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금융권의 IT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재간접투자 방식에 따라 여러 펀드에 나눠 투자하면서 업종 분산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자가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는 전체 투자 규모의 9.8%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부실이 현실화 해도 만기 혹은 청산때까지는 발을 뺄 수 없는 투자 비중이 90.2%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폐쇄형이 대규모 환매 요청에 따른 위험도가 더 낮다고 해석했다.

국민연금 등 14곳 연기금·공제회 25.4조 투자.. 정부 "투자현황 수시 모니터링"

연기금의 투자 내역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조사 대상은 국민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 신용보증기금, 주택도시기금 등 연기금 5곳과 한국교직원공제회, 중소기업중앙회(노란우산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경찰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 대한소방공제회, 지방재정공제회 등 공제회 9곳 등 총 14곳이다.

이들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25조4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운용자산 합계 대비 투자 비중은 1.2% 수준으로 역시 높지 않았다.

투자 지역별 비중은 미국 63%, 유럽 32%, 기타 지역 5% 등의 순이었으며 IT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1.8% 수준으로 금융회사 대비 높았지만 글로벌 대비로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개방형 구조는 전체 투자 규모의 4.7%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의 경우 해외 사모대출에 투자 중인 금융사가 일부에 한정되고, 총자산 대비 비중이 미미(0.4%)하며, 개방형 투자 비중(9.8%)이 높지 않아 환매 급증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특히 IT 업종 투자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양호(14.8%)한 점 등을 종합할 때 해외 사모대출 투자 리스크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로 집계해 온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55조1000억원으로 해외 사모대출 투자규모가 이보다 작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당분간 소관 기관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에 대해 수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한편 관련 부처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며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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