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합치면 끝"…생존 위기감이 키운 보험사 M&A 흥행

이창명 기자
2026.06.07 16:03

KDB생명 매각에 '빅3' 참전 예상 밖 흥행…예별손보도 OK금융그룹, 교보생명 등 참전

KDB생명 및 예별손해보험 매각 예상 밖 흥행/그래픽=김현정

보험시장에서 처치곤란 신세였던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 매각이 뜻밖의 흥행을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권에선 부진한 업황에 더해지는 각종 규제를 우려한 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 카드를 돌파구로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한국금융투자지주, 태광그룹(흥국생명) 5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KDB생명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일곱 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그동안 주인찾기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지난 연말 한국산업은행이 551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 자금지원에 나서면서 보험사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간 보험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한투지주와 보험사업 규모 자체를 키울 필요가 있는 흥국생명은 KDB생명의 새 주인으로 종종 거론돼 왔다. 하지만 생보사 '빅3'(삼성·한화·교보) 참전은 보헙업권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빅3'가 KDB생명 인수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생산적금융의 핵심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DB생명이 산업은행 자회사인 만큼 각종 정책금융과 우량 자산 투자에 참여한 경험에 대한 가치가 최근 들어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보사의 경우 보험손익을 통한 성장이 점점 더 어려워진 분위기다. 젊은층의 종신보험 등 생보사 핵심 상품에 대한 관심이 적고, 다음달부턴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에게도 '1200%룰'(보험 판매 첫해 모집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이 적용되는 등 무분별한 사업비 경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생보사들은 안정적인 투자손익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한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KDB생명 상품 자체만 보면 매물 자체의 매력은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빅3' 참전은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각종 프로젝트나 정책금융 참여에서 기회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옛 MG손보 정리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출자해 설립한 예별손보 입찰도 흥행이 예상된다. 한투지주와 태광그룹(흥국화재), 교보생명, OK금융그룹 등이 입찰 의향을 밝혔거나 인수의향서 제출 검토중이다. 한투지주와 교보생명, OK금융그룹은 손보사 인수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흥국화재의 참전에 대해선 다른 해석이 붙는다. 신회계기준(IFRS17) 체계 안에서 더 이상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경우 인지도와 영업망을 내세워 보험계약마진(CSM)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CSM 확보가 어려워 GA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사업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결국 꾸준한 CSM 확보가 어려운 보험사엔 자본확충부담이 돌아온다. 특히 내년부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규제가 적용되며 중소형 보험사들에 더욱 가혹해진다. 하지만 흥국화재가 예별손보를 인수할 경우 예보로부터 최대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아 건전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또 이미 손보사들 사이에선 흥국화재가 예별손보 인수로 계약규모를 늘리며 상대적으로 사업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해왔다고 보고 있다. 예보의 자금 지원에 보유계약을 더하면 자본 확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흥국화재의 총자산 약 12조원에 예별손보의 자산 4조원대가 더해지면 단숨에 덩치도 키울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예보의 자금지원 규모만 하더라도 흥국화재 회계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문제는 예별손보 인수 이후 추가자본 감당이 관건인데 태광그룹도 충분한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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