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상이 아주 새롭다"며 공감한 기존 차주 대상 '대출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이 현실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대출의 만기·대환·갱신 시점에 현행 LTV·DTI·DSR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를 도입해 대출 비용 증가에 부담을 높이고 다주택자 스스로 대출을 구조조정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토론회에서 기존 대출자에게도 신규 차주와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차주의 대출을 회수해 무주택자와 신규 차주에게 총량 규제 속 대출 여력을 돌리고 대출 상환을 위한 주택 매도를 유도하자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왜 무주택자나 청년들만 규제를 받느냐"며 "기존에는 대출을 많이 받아서 집 산 사람들은 집값이 엄청나게 올라 있는데 그 사람들에 대한 대출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0% 진리라고 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발상은 아주 새롭다"며 "청년세대가 겪는 어려움도 기성세대들은 이미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다 누렸는데 지금 새로 진입하려니까 너무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4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적용 대상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그는 "다 소급하는 게 아니라 만기가 오거나 대환하려고 할 때"라며 "만기가 오면 지금 규정을 준용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해서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현실적으로는 만기가 1년 안팎으로 짧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2년 만기 전세대출의 연장·대환 과정부터 새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기 연장 시점에 과거보다 강화된 기준에 맞춰 한도를 줄이거나 초과 대출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담대의 경우 타행 대환 시 이미 갈아타기 신청 시점의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만기도 30~40년으로 길고 10년으로 비교적 짧은 만기여도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 대부분이어서 만기 시점에 한꺼번에 갚아야 할 잔액이 크지 않다. 차주가 상환 부담 때문에 곧바로 주택을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같은 한계는 금융당국이 지난 4월17일부터 시행한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제한에서도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만기일시상환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만기 때 남은 대출금을 갚도록 한 강한 구조조정 방식이지만, 장기 분할상환 주담대에는 당장 적용할 여지가 크지 않았다. 실제 효과는 임대사업자 대출에 주로 집중됐다.
주담대 구조조정은 직접 회수 대신 대출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도 유도가 가능하다. 정부가 다주택자나 고액 주담대 차주에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해 주택 매도를 끌어내는 방안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10억원 대출에 연 1% 정도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이 대통령도 부담금 규모와 적용 방식에 관심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은 기존 대출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우선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짧고 주기적으로 연장하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전세대출, 일부 만기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등이 우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