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보험금 안줘도 된다" 대법원 판결, 소비자에 무조건 알려야 한다

권화순 기자
2026.06.21 12:00

보험계약자에게 불리한 방향의 대법원 판결이나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금융·보건당국의 유권해석 및 행정지도가 나오면 변경된 심사 기준에 대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계약자에게 변경 기준을 고지한 후 3영업일이 지나야 보험금을 덜 주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소비자보호가 대폭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추진 과제 중 '보험금 지급심사 변경 사실 사전 안내' 제도를 22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보험사는 대법원 판결 등을 반영해 보험금 심사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소비자에게 사전에 안내할 의무는 없었다. 소비자들은 기존 지급 관행을 믿고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고 나서야 뒤늦게 보험금 심사 기준 변경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6월 대법원은 실손보험의 백내장 수술 치료비 관련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입원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입원이 의학적으로 필요했는지 따져야 한다"며 보험사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했다.

통원비만 받게 되면 보험금이 수십만원에 불과한 반면 입원비까지 합치면 수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판결은 소비자에게 불리했다. 그럼에도 대법원 판결을 알지 못한 계약자가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뒤늦게 지급을 거절당해 대규모 금융분쟁이 벌어졌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들에 대한 사후구제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22일부터는 금감원 행정지도 시행에 따라 대법원 판결, 금감원 분조위 결정, 금융당국 및 보건당국의 유권해석과 행정지도에 따라 보험금 심사 기준이 변경되면 보험사가 반드시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릴 의무가 신설됐다.

보험사는 '중요한 심사기준 변경'이 적용되는 모든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게 2개 이상의 채널(알림톡, 앱 푸쉬 등)을 통해 안내하고, 홈페이지에도 공시해야 합니다. 안내·공시 내용에는 '중요한 심사기준 변경'의 근거·취지, 변경내용, 적용시점 및 연락처 등이 포함돼야 한다.

보험사는 소비자 안내일로부터 최소 3영업일이 경과한 이후 변경된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다만 소비자에게 유리한 심사기준 변경이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심사강화 등 소비자 피해 우려가 낮은 심사기준 변경사항은 안내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사는 아울러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 시 소비자 관점을 반영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표준화된 심의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심의대상이 '중요한 심사기준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소비자에게 안내할 사항으로 의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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