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2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단기물 발행이 많아지면서 금리가 뛴 탓이다. 당분간 은행권의 조달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 AAA등급) 1년물 금리는 19일 종가 기준 전날 대비 3.4bp 오른 3.626%로 마감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작년 말 대비 81bp 치솟았으며 지난 2024년 5월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채 단기 금리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른 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영향이 크다.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국채 3년물 금리가 연말대비 83.1bp 뛰었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이 역대급으로 증가한 점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시장에 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123조5500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48% 늘었다.
익명의 채권 애널리스트는 "장기물 보다는 1년 미만 만기의 FRN(변동금리부채권)을 많이 발행되고 있다"며 "4월까진 발행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연간 발행계획을 맞추기 위한 수요에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대금 지급에 맞춰 은행채를 발행하는 수요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치솟은 단기물 금리는 신용대출 차주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2일 기준 4.19~6.18%로 집계된다. 지난달 말일 상단이 5%대 후반이었지만 6%대로 뛰오른 것이다. 통상 신용대출 금리에 0.5%를 가산해 산출하는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물도 고공행진 중이다. 3년물 은행채와 5년물 은행채는 이달 8일 최근 2년래 고점을 찍고나서 조정을 받았지만 4%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말과 비교해 각각 91.9bp, 83.1bp씩 치솟았다. 이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07~6.50%, 변동형 전세대출 금리는 3.22~5.92%를 기록 중이다. 5년 이상 장기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 고정형 상품의 경우엔 7%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은행권에선 기업들이 단기로 맡겨놓은 요구불예금 잔액이 늘면서 건전성 관리차원에서 은행채 발행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에 예치된 예금 가운데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15.8%에서 지난 4월 16.3%까지 상승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향후 30일안에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 유출 대비 유동성자산의 비율을 나타내는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이 하방압력을 받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은행권은 LCR 등 주요 유동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 여건과 만기 구조,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은행채 발행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고에서 요구불예금 비중이 상당하기에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은행채와 CD(양도성예금증서)를 조달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 낮은 금리로 돈을 조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발행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