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보험 제한에 대출한도 축소…은행권 줄줄이 주담대 빗장

백지현 기자
2026.07.09 16:42

5대은행 중 4곳 모기지보험 제한...KB는 대출한도 축소
아파트 매매거래 유지에 자율규제 이어질 듯

5대은행 주택담보대출 합계/그래픽=김다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은행권에서 대출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주요은행 대부분이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 제한 조치를 내렸으며 대출 한도 축소라는 '초강수'까지 꺼내들었다. 은행권에선 대출 조이기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 상승까지 겹쳐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장벽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별도 안내가 나올 때까지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인 MCI, MCG 가입을 제한한다. 다음 달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신청을 막은데 이어 추가조치를 내놨다.

이에 따라 차주들은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이 반영된 한도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원래는 은행이 보증금만큼 한도를 차감해 대출 한도를 정하지만 MCI, MCG에 가입하면 이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경남은행도 MCI, MCG 가입을 제한한 바있다. 이로써 5대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모기지보험 가입이 불가능해졌다.

은행권에선 주담대 조이기가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10일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수도권, 규제지역 외 지방에는 대출한도가 따로 설정돼 있지 않았지만 해당 지역에도 일괄적으로 3억원 한도를 적용키로 한 것이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이 2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기존 기준에 따라 최대 2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중도금, 이주비, 잔금대출은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하며 대환 대출과 재대출, 상속에 따른 채무 인수도 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앞서 국민은행은 대출모집법인 접수한도를 축소하고 타행 상환조건부 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데 이어 장벽을 높인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5~6월 증가세가 가파르다보니 이 추세가 계속되면 관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증가 속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올해 당국으로부터 주담대 잔액을 전년대비 축소하라는 관리 목표를 부여받아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들은 외부 채널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걸어 잠그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접수를 아예 중단했고 부산은행도 2일부터 동일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은행권 주담대 규제 현황/그래픽=김다나

은행권이 잇달 주담대 빗장을 걸어잠근건 최근 주담대 잔액이 가파르게 치솟은 탓이다. 주담대 규모는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부터 매달 1조원 넘게 늘고 있다. 5대은행 주담대 잔액은 8일 기준 615조2958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3조6877억원 증가했다.

이에 주담대 주요 접수 창구인 대출모집인 한도가 빠르게 소진 중이다. 하나, 농협, 신한은행에선 대출모집법인들이 이달 한도를 소진하면서 신규접수가 잠정 중단됐다. 우리은행의 일부 대출모집법인도 최근 한도를 소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월별 한도를 모집법인에 부여하고 있는데 모집법인 3곳 중 2곳의 한도가 다 찬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도를 소진한 은행들은 오는 8월부터 정상 접수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각 은행의 자율규제 수준에 따라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iM뱅크 등처럼 모기지보험 가입이 가능한 곳으로 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한도를 줄이고 접수를 막다보니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까지 자율 규제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는 2월 4만5483호수에서 우상향하며 3월 5만6604호, 4월 5만3177호 5월 5만1585호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매매계약 체결 후 잔금 대출까지 2~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8월까지는 대출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상승도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더한다. 주요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6개월 변동형 기준 5월말 3.43~5.54%였지만 4.01~6.37%로 올라 사실상 3%대는 자취를 감췄다. 5년물 고정형 금리 역시 5월말 4.26~7.1%에서 4.66~7.3%로 뛰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대출금리에 대한 상승 압력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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